(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이자 아스널 전성기를 이끌었던 아르센 벵거 감독이 라이벌팀임에도 불구하고 첼시 감독 후보들에게 특급 조언을 건넸다.
첼시는 최근 부진한 경기 성적과 더불어 토드 볼리 구단주의 라커룸 방문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볼리 구단주는 지난 15일(한국시간) 첼시와 브라이턴의 경기 후 라커룸을 찾아 팀 패배와 선수들의 각성을 위해 한 시간가량 연설했으며, 일부 선수를 직접 비판했다는 소식이 영국 현지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19일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 0-2 완패 뒤에도 볼리 구단주가 첼시 라커룸으로 향한 것 같은 의혹을 주는 사진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후 비판을 받은 선수가 불만을 표했다는 소식과 함께 볼리 구단주의 라커룸 방문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이런 상황이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라며 상황을 진화시키려 했지만, 팬들의 비판적인 시선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아르센 벵거 감독은 볼리 구단주의 행동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19일(한국시간) "벵거는 첼시 차기 감독에게 특별계약조항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라고 보도했다.
벵거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와 아스널을 대표하는 명장이다. 그는 아스널을 1996년부터 2018년까지 22시즌 동안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7회 등 엄청난 업적을 쌓았다.
벵거는 라커룸에 구단주가 찾아오는 것을 환영하겠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고, 이 문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난 항상 구단주의 간섭에 관한 조항을 계약서에 넣었다. 감독 동의 없이는 누구도 선수 영입을 못 하고, 누구도 팀에 간섭할 수 없으며, 감독이 전적으로 팀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젊은 감독들이 계약할 때 조언했다"라며 감독의 권한에 대해 강조했다.
벵거는 볼리 구단주의 연설이 첼시 선수들에게 자극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난 내가 할 일을 다른 누군가가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대부분의 승리는 구단주 연설의 결과가 아니라 팀의 기량 덕분이다"라며 구단주의 발언이 큰 영향도 없었을 것이라 평가했다.
첼시의 투자 방식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는데, 그는 첼시가 두 번의 이적시장에서 엄청난 금액을 투자한 것에 대해 "난 첼시가 걱정된다고 말하고 싶다. 볼리 구단주는 많은 돈을 투자했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나는 5억 파운드(약 8185억원)를 한 번에 쓰는 것보다 5년에 걸쳐 1억 파운드(약 1637억원)를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것이 팀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첼시의 과도한 지출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볼리 구단주의 라커룸 방문으로 첼시 수뇌부와 선수들, 팬 사이의 문제가 더욱 커진 가운데, 올 시즌 첼시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해당 불화에 대한 우려는 오는 여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AP/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