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이대호가 떠난 첫 시즌, 그 어느 때보다 부담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2주가 지나도록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롯데 한동희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19일 현재 12경기 42타수 6안타 타율 0.143 1홈런 5타점이다.
7일 KT와의 홈 경기서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린 이후에는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그 사이 한동희 타순은 7번까지 내려왔다.
18일 KIA전에서도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치홍과 노진혁이 나란히 멀티히트 활약을 펼친 반면 한동희는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2경기 연속으로 안타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팀 승리에도 웃을 수 없었다.
한동희는 첫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데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을 쳤다. 세 번째 타석 역시 결과는 유격수 땅볼이었다. 추가점이 필요했던 7회말 2사 2, 3루에서는 전상현의 4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했으나 중견수에 잡혀 아쉬움을 삼켰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한동희의 4월은 뜨거웠다.
지난해 4월 한 달간 24경기 89타수 38안타 타율 0.427 7홈런 22타점을 기록, 데뷔 후 첫 월간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탄력을 받은 팀도 상위권을 지켰다. 5월 이후 주춤하면서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했으나 출발만큼은 괜찮았다.
올핸 정반대다. 시작부터 뭔가 제대로 꼬였다.
프로 입성 후 첫 시즌이었던 2018년을 비롯해 이 정도로 초반부터 부진에 허덕인 시즌을 찾기 어렵다. 그만큼 한동희는 예년보다 심적인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에게도 한동희 부진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문보경(LG), 노시환(한화)과 핫코너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것이 유력했는데, 이들 중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가 한동희다. 이대로라면 태극마크를 다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돌파구를 찾을 상황이 아니다. 래리 서튼 감독의 바람처럼 '포스트 이대호'가 아닌 '제1의 한동희'로 거듭나려면 선수 스스로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