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정현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의 중심을 잡는 구자철(34)이 라커룸 대화를 공개하며 제주 선수단의 단단한 팀 분위기를 전했다.
제주는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제주는 전반 7분 만에 바사니에게 선제 실점했지만, 전반 21분 유리 조나탄 동점골을 넣었다. 이후 후반 3분과 17분 교체 투입된 헤이스의 멀티 골로 후반 34분 유제호가 따라붙은 수원을 따돌리고 역전승을 따냈다.
제주는 이 승리로 리그에서 2연승을 달리며 7위로 올라서 중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이창민과 중원을 형성한 구자철은 2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하며 공수에서 영향력을 미쳤다. 패스 성공 자체는 35회로 풀타임을 뛴 선수 중 적었지만, 성공률이 97%로 풀타임을 뛴 양 팀 선수 중 가장 높았다.
경기 후 기자와 만난 구자철은 "초반에 제주가 제주답지 않은 어려움을 오랫동안 겪은 것 같다"라며 "그 와중에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고 믿음으로 한 게 원정 3연전에서 잘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제주는 6라운드 강원 원정부터 지옥의 3연전을 치렀다. 승리가 없던 상황에서 춘천-창원-수원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동선을 동반한 원정으로 인해 선수단의 피로도가 심히 누적된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제주는 3전 전승으로 리그 무승 탈출은 물론 중위권 도약까지 한 번에 만들어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구자철은 "아주 힘들었죠"라며 "춘천에 갔다가 창원에 갔다가 수원에 왔고 이틀마다 경기했다. 도 부상 선수도 너무 많아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자철은 헤이스의 '라커룸 대화'를 전했다.
그는 "경기 끝나고 헤이스가 한마디를 하더라. '경기 전부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믿음이 있었다'라고 했다. 그 정도로 선수단 내에서 완벽한 자신감까지 아직 올라오지 못했지만, 선수들 간에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형성됐다"라고 밝혔다.
구자철은 다시 한번 선수단 내에 있었던 동기부여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전하며 단단한 팀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구자철이 밝힌 내용은 바로 수비수 김오규가 선수단에게 공유한 한 동영상이었다.
그는 "김오규 선수가 경기 전에 단체 톡방에 한 영상을 올렸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과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안 나오면 어떠한 핑계도 의미가 없다'라는 내용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체력적으로 사실 굉장히 좋다, 안 좋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경기를 했다. 경기가 끝나니까 많이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구자철은 남기일 감독의 케어 역시 잊지 않았다. 그는 "감독님이 중심을 잘 잡아주신 것 같다. 선수들한테 어려움이 왔던 시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선수들한테 동기부여를 주셨다. 선수들이 이에 화답해야 할 시기가 왔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 중요한 건 경기 끝나고 우리끼리 한 얘기지만, 이제 시즌 초반 1라운드를 마쳤을 뿐이다. 가야 할 길이 멀고 선수들이 꿀맛 같은 2~3일의 휴가를 받을 텐데 다시 잘 돌아와서 전북 전을 잘 준비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원정 3연전을 앞뒀던 심정에 대해 묻자 구자철은 '승점 6점짜리 경기를 두 개 앞두고 있었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승점이 6점일지 12점일지 궁금했다. 어쨌든 나는 6점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6점을 가져왔고 이제 가야 할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전북 전을 앞둔 구자철은 "홈에서 첫 승을 올려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있다"라며 "제주도에 프로스포츠 구단이 제주 유나이티드 하나다. 그래서 제주도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원정을 떠난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수원에 와서도 제주도민들이 응원해준다는 생각으로 임하기 때문에 홈에 돌아가서 도민들에게 직접 승리를 통해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승리를 다짐했다.
힘든 원정을 마치고 휴식을 취한 뒤 복귀하는 제주는 오는 23일 오후 4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8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