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프로듀서 겸 아티스트 페노메코(PENOMECO)가 데뷔 10주년을 맞아 지난 음악 활동 과정을 되돌아보며 대중성에 대한 고민, 나아가 향후 음악적 방향에 대한 목표를 나눴다.
페노메코 새 앨범 '페노메코 로르샤흐 파트 1(PENOMECO Rorschach Part 1)(이하 '로르샤흐')'이 19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2014년 가요계 정식 데뷔, 탄탄한 랩 실력은 물론 보컬과 프로듀싱 능력까지 두루 갖춘 올라운더 아티스트로 차근차근 성장해온 페노메코. 지난 2017년 Mnet '쇼미더머니6'(이하 '쇼미6')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이듬해 싱어송라이터 경연 프로그램 '브레이커스'에서 '무패 우승'이라는 역대급 기록을 세우며 실력파 뮤지션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번 신보 '로르샤흐'는 어쩌면 그동안 힙합 팬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온 페노메코의 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 앨범이다. 강렬하고 압도적인 래핑, 다크한 무드에서 뿜어내는 페노메코의 에너지,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까지 모두 집약시킨 '로르샤흐'다.
페노메코는 '로르샤흐'를 기다리고 있는 힙합 음악 팬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쇼미6'에서의 활약으로 힙합 음악 팬들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은 것을 알면서도 개인적인 음악적 역량을 드러내고 싶은 욕심에 외면했던 것도 사실.
페노메코는 "개인적으로 음악에 대한 고집이 셌던 것 같다. '쇼미6' 이후 팬들이 원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너무 명확하게 보이니까 오히려 감성적인 음악을 하게 되더라. 제가 가진 다른 재주와 특기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고, 그 힘을 받아 더욱 다양한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고 떠올렸다.
'로르샤흐'는 "힙합 코어팬들이 타깃"인 앨범. 지금까지 페노메코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부분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 마니악한 힙합 코어팬들에게" 친절하고 싶다는 설명이다.
힙합 팬들이 원하는 음악에 대해 페노메코는 그동안 갈증이 없었을까. "당장 제가 더 잘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선보이고 싶었다. 흔히 말하는 '빡센' 랩을 현재 작업물에서 할 수 없어 갈증을 느낄 무렵이면 항상 피처링 작업 제안이 들어왔다. 협업이나 다른 콘텐츠를 통해 이와 같은 갈증을 해소할 수 있기에 지금까지 균형을 잘 맞춰왔다."
팬시차일드(FANXY CHILD) 크루로 음악적 동료이자 친구인 지코, 크러쉬 등도 같은 고민을 나눈다고. 이들을 두고 "대중과 친한 아티스트"라 표현한 페노메코는 "지코, 크러쉬는 어떤 음악을 해도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음악이란 매개로 대중과 충분히 소통해왔기 때문"이라 평가했다.
반면 스스로 "숨어있는 아티스트"라는 페노메코. "이번 앨범은 대중에게 편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저를 지켜봐온 코어 팬층에게는 충분히 반가운 음악이 될 것 같다."
10년 가까이 달려오면서 '대중적'이다 '마니악하다'를 두고 계산하거나 고민하지는 않았다. 그저 페노메코의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흘러온 것뿐. 스스로 "자존감이 낮다"면서도 "음악적 정체성은 세다"라는 페노메코. 지난 10년, 그리고 앞으로 10년은 어떨까.
"지난 10년 동안 음악으로 밥 해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이 크다. 지난 10년의 노하우를 잘 정제해서 앞으로 10년도 장렬하게 불태우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10년이란 시간이 가소로울 수 있지만 누구보다 제게는 길고 치열했던 10년이었다."
"창작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24시간 영감을 켜놔야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더라. 개인적으로 몰입을 잘 하는 편이라 심적으로도 힘들 때가 많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두려움도 갖고 있지만 앞으로 10년 정도는 더 바스러지지 않도록 유지한 채 달려보겠다."
사진=피네이션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