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방탕한 아들을 품는 아버지의 심정일까.
잉글랜드의 재능으로 불렸던 델레 알리의 기행이 화제가 되는 가운데 그의 현 소속팀인 튀르키예 베시크타시는 다음 시즌에도 그와 동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델레는 착한 선수"라는 평가까지 하고 있다.
튀르키예 신문 '악삼'은 12일 베시크타시를 경영하고 있는 아메트 누르 체비 회장의 인터뷰를 전하면서 '델레와 1년 더'라는 제목과 함께 "아메트 회장은 알리를 조건 없이 다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1996년생으로 한 때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10년간 이끌어 갈 미드필더로 불렸던 알리는 토트넘에서 손흥민,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함께 'D·E·S·K' 라인을 꾸려 토트넘의 젊은 공격 신바람을 일으켰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5경기를 뛰며 잉글랜드의 4강 진출에 공헌했다.
거기까지였다. 러시아 월드컵 직후부터 기량이 떨어져 주전에서 밀리더니 지난해 1월엔 이적료 없이 향후 활약도에 따라 이적료를 받는 조건으로 에버턴에 쫓겨나듯이 떠났다. 에버턴에서도 밀린 그는 6개월 만인 지난해 여름 튀르키예 강팀 베시크타시로 임대 신분으로 다시 이동했다.
하지만 튀르키예에서도 그의 방황은 끝나지 않았다. 팬들의 엄청난 성원을 받으며 튀르키예 데뷔를 이뤘으나 13경기 두 골에 그치고 있고, 지난 2월 말을 끝으로 출전 시간도 없다.
최근엔 베시크타시를 이끄는 세뇰 귀네슈 감독으로부터 "운동장 앉지 말고 관중석 가서 경기를 보라"는 등 튀르키예에서도 퇴출 직전에 몰렸다. 지금은 부상 핑계로 잉글랜드에 돌아와 퇴폐적인 생일 파티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럼에도 베시크타시는 알리와 1년 더 가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메트 회장은 "델레는 착한 선수지만 여기 없다"며 "그러나 클럽 재정이 부담이 되지 않고, 서로 원한다면 1년 더 계약하고 싶다. 우리의 운을 그에게 걸어보고 싶다"고 미련을 나타냈다.
등번호 11번을 달고 있는 델레는 튀르키예에서 뛰는 인지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다. 재능만 어느 정도 살아난다면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에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다음 시즌 베시크타스의 키플레이어가 되어주길 바라는 게 회장의 소망이다.
사진=EPA/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