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전주, 김정현 기자) 전북 현대가 인천전 승리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순위와 별개로 전북 구단의 의아한 대처로 팬심회복은 요원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전북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6라운드 맞대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전북은 아마노 준과 하파 실바의 연속골을 앞세워 6위 수원FC와 승점 7로 동률을 이뤘으나 K리그 규정에 따라 다득점에서 뒤져 7위가 됐다.
전북은 어렵사리 반등에 성공하며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당장 다음 라운드가 6위 수원FC 원정 경기다. 이 경기를 잡으면 5위 광주의 경기 결과에 따라 더 치고오를 수 있다.
그러나 전주월드컵경기장 분위기는 아직 희망적이지는 않다. 일부 서포터를 비롯해 팬들의 함성이 홈구장에 울려 퍼지지 않았다. 원정팀의 응원가만 들렸다.
상당수 서포터들은 지난 1일 포항전부터 응원을 보이콧했다. 지난 3년간 달라지지 않는 경기력과 이해하기 힘든 선수 이적 및 기용 등에 따른 부진 및 소통 부족이 이유다. 김상식 감독과 허병길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북은 지난 포항전에 역전패를 당하며 쓰라린 결과를 얻었다. 상대 김기동 감독이 "전북 응원이 없고 포항 원정 팬들 응원 덕에 편했다"라고 말할 만큼 홈구장의 이점이 사라진 경기였다.
경기 후엔 김상식 감독이 팬들과 2시간 대치 후 대화를 나누고 경기장을 떠나는 상황이 발생했고 허 대표는 5일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마저도 기습적으로 올려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인천전에서는 경기는 이겼지만 소통에서 팬심과 아직 거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엔 이날도 전북 응원가 대신 인천 응원가가 울렸다.
전북 선수들은 응원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지만, 응원 없는 전반전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러자 경기 도중 엠프에서 녹음된 전북 응원가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무관중 경기로 진행될 때 전북 서포터들이 녹음했던 음원이었다.
이는 서포터들을 더욱 자극했다. 더 큰 소리의 퇴진 구호가 터져나왔고 그에 맞춰 엠프 소리는 더 커져 서포터들의 구호를 덮기 시작했다. 급히 걸개를 만들어 엠프를 끄라고 요구하는 이도 있었다.
두 경기 연속 팬들의 응원을 듣지 못하는 선수들을 위해 내놓은 궁여지책이 됐지만, 다시 서포터들과 등을 지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더군다나 이날 전주성은 득점이 터질 때마다 일반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고 선수들의 호응 유도에도 박수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축구장에서 생소한 엠프 응원이 이뤄져 일부 팬들의 반발을 샀다. 아직은 구단과 팬이 평행선을 달리는 중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