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던 현미의 비보에 연예계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가수 현미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팬클럽 회장 A씨가 이를 발견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현미는 1938년 평양에서 태어나 한국 전쟁 당시 남쪽으로 내려왔다. 현미는 이후 1957년 미 8군 무대로 첫 무대를 가졌다. 칼춤 무용수로 무대에 올랐으나, 공연 펑크를 낸 여가수의 대타로 노래를 부른 것이 가수의 시작이었다.
1962년 데뷔곡 '밤안개'를 통해 히트 가수 대열에 올랐다. '밤안개'를 작곡한 고(故) 이봉조와 '보고 싶은 얼굴' '떠날 때는 말 없이' '몽땅 내 사랑' '무작정 좋았어요' 등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현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고인의 조카 가수 노사연, 배우 한상진의 소식도 전해졌다. 노사연은 비보를 접한 뒤, 빈소가 결정되지 않아 슬픔 속에 예정된 녹화를 진행했으며, 한상진은 개인 업무 차 미국에 머물고 있어 귀국 예정이다.
연예계 또한 슬픔에 잠기며 추모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현미 수양딸'로 잘 알려진 트로트 가수 연정은 이날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그저께까지도 통화했다. 너무 건강하신 분이었는데 혼자 돌아가셨다고 생각하니 너무 마음 아프다"고 밝혔다.
트로트 가수 김수찬은 개인 개정을 통해 "항상 우리 이쁜 수찬이 이쁜 수찬이 하셨던 현미 쌤. 무대 오르내르실 때 잡아주는 거, 밥 챙겨주는 거 수찬이밖에 없다며 항상 고맙다 시던 현미 쌤"이라며 "제대하고 꼭 다시 뵙고 싶었는데.. 그곳에선 꼭 더 행복하세요 쌤"이라고 그리움을 드러내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에서는 고인과 인연이 깊은 후배들과의 인터뷰로 고인을 추억했다.
김흥국은 "존경하는 대선배님이다. 저는 그룹 사운드 출신이라 최희준 선생, 현미 선생 이런 분들은 달리 봤다. 8군에서 음악을 하셨던 분이라. 지금은 트로트 시대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분들이 없었다"며 "'한국의 남자 가수 최희준 선생', '여자 가수는 현미 선생' 할 정도였다. 부고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더 오래 사실 줄 알았다. 친하게 가깝게 지냈는데 갑자기 '쓰러졌다'라는 소식에"라며 "발견만 빨리 했으면 저렇게 빨리 돌아갈 분도 아니고 90세 100세 이상 잘 살 거라고 봤는데. 혼자 사시니까 발견이 너무 늦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이야기했다.
개인적인 인연에 대해서는 "라디오, 방송 TV 할 때 자주 만났다. 같이 방송을 하면 그렇게 예뻐해 주시고 후배들 많이 챙기는 스타일이다. 의리가 있으시고"라며 "선배님들한테도 잘하지만 특히 후배분들한테 항상 칭찬 많이 해주신다"라고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
이자연은 현미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로 우리 옆에 가까이 설 수 있는 선배"라고 떠올렸다. 이어 "열정이 대단하시고 삶에 대한 애착도 많으시다. 감사함을 많이 아시더라. 제가 뭘 해드리면 항상 '고마워'라고 하셨다. '우리 가수 협회에 자연이가 있어서 따뜻한 대접을 받고 있다 고맙다'고 하셨다. 2월 24일 총회가 있었는데 공로상, 금일봉을 드렸다. 그때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자연은 2018년부터 대한가수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러면서 "어제까지 외식도 하시고 돌아오셨는데"라며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과거 일화를 이야기하며 "넘어져서 그런 거다. 집에서"라며 "제가 생각하기로는 작년에 베란다에서 꽃 화분 만들다가 넘어지셔서 다리가 발목이 부러졌다. 선배가 '이제 다 나았다. 무대 설 수 있다'고 하셨었다. 사무실 놀러 오셔서 발목을 보여주시더라. 붓기가 있는데 그래도 안 아프다고 하셨다"며 "그래서 아마 그게 원인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싱크대 앞에서 넘어지셨다고 하니까 아마 발목이 꺾여서"라며 "넘어져서 누군가가 빨리 도와줬으면 이런 일이 없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자연은 현미가 생전 매니저도 없이 혼자 활동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운전하시는 분도 계셨는데 (최근에는) 무대 초대하면 택시 타고 오셨다. 모든 걸 축소하고 생활에 어려움이 많구나 싶어서 무대도 챙겨드리고 공로상도 챙겨드렸는데 안타깝다"며 "후반부에 좀 사기도 당하고. 우리가 경험해서는 안 될 일들을 하게 되니까. 마지막에 빈손으로 세상을 마감한다는 게 참 슬픈 일이고"라며 마지막에 홀로 있었을 고인을 떠올렸다.
이 밖에도 정훈희, 임희숙, 태진아 등 다수의 매체를 통해 생전 고인을 추억하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고인의 지병 여부와 신고자 팬클럽 회장, 유족 등을 조사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고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현미의 두 아들 이영곤, 이영준은 급히 귀국길에 나섰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중앙대병원에 마련될 것이라고 알려졌으나 두 아들의 귀국 후 장례 계획이 정해질 예정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TV조선, 채널 A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