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강등 위기에 몰린 프리미어리그 다크호스 레스터 시티가 사령탑 경질이란 극약 처방을 내놨다.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 10경기를 남겨두고 선수단 쇄신을 단행한 셈이어서 얼마나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레스터는 2일 "로저스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지난 4년간 레스터를 지휘한 로저스 감독의 노고에 고마움을 보낸다"고 밝혔다.
태국 출신의 부호 쿤 아이야왓 레스터 구단 회장은 "팀이 로저스 감독 아래서 4년간 다양한 성과를 올렸다. 로저스 감독은 구장 밖에서도 레스터 시티의 문화 구축에 큰 힘을 썼다"면서도 "이번 시즌 우리 팀 성적이 기대 이하다. 구단은 하루 빨리 새로운 감독을 데려와 잔여 시즌을 잘 치르겠다"고 설명했다.
예고된 결별이다. 북아일랜드 출신으로 스완지 시티와 리버풀, 셀틱 지휘봉을 잡았던 로저스 감독은 셀틱 사령탑이던 2019년 2월 레스터 시티로 옮기면서 불안하던 팀을 안정적으로 만들어놓고 2019/20시즌엔 팀을 프리미어리그 5위까지 올려놓아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로 이끌었다.
이어 2020/21시즌엔 첼시를 1-0으로 누르고 레스터 창단 사상 첫 FA컵 타이틀을 이끌어냈다. 2021/22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8위를 기록하며 재임 기간 중 단 한 번도 10위권 아래로 떨어트린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프리미어리그 초반 7경기에서 1무6패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더니 카타르 월드컵 브레이크 이후에도 반등할 기세를 찾지 못한 것이다.
지난 2월 초 애스턴 빌라와 토트넘을 각각 4-2, 4-1로 대파해 부활하는 듯 했으나 이후 프리미어리그 1무5패의 참혹한 성적을 내면서 승점 24로 19위에 그쳐 이대로 가면 강등되는 위기를 맞았다.
다만 13위 울버햄프턴이 승점 28로 큰 격차는 아니어서 레스터는 일단 로저스 감독 대신 새 감독을 물색하는 특단의 처방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레스터 구단은 일단 팀에 남아 있는 코치들로 전열을 정비해 향후 일정에 대비한다는 입장이지만, 후임 감독을 빠르게 선임할 가능성이 크다.
2014/15시즌 동화 같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그리고 2년 전 기적의 FA컵 정상 등극을 일궈내며 프리미어리그사 한 획을 그은 팀을 누가 구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레스터 시티 홈페이지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