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2:17
스포츠

'승부조작 48인' 사면만 해명…52인 '미스터리'로 남은 '반쪽 짜리' 사과

기사입력 2023.03.31 21:00



(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정현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은 자신이 징계를 내린 '승부 조작범' 사면에 대해서만 사실상 사과했다.

승부 조작범 뒤에 숨은 52명은 어떤 이유로, 어떤 징계를 받았던 사람들이었는지 해명조차 하지 않은 '반쪽짜리' 입장 발표와 사과였다. 

정 회장은 3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도 제3차 이사회 결과 사흘전 2차 이사회 당시 결의한 '징계자 축구인 100명 사면'을 전면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예고된 수순이었다. 한국 축구의 먹칠을 지휘자인 정 회장과 오케스트라인 이사들이 앞장서서 했다.

지난 28일 우루과이전을 1시간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차 이사회 결과, 대한축구협회는 사면을 결정했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받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이 대상이다.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당시 선수 48명도 포함돼 있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축구팬들과 언론, 심지어 정치권에서도 '날치기 사과'라는 비판과 비난이 쏟아졌다. 여론의 십자포화를 얻어맞은 대한축구협회는 부랴부랴 이사회를 재소집, 이를 전면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다.



그런데 정 회장은 이사회 이후 입장을 발표하면서 승부 조작범들을 사면하려 했던 배경과 이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승부조작이 스포츠의 근본정신을 파괴하는 범죄 행위라는 점은 점에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라며 "2011년 발생한 K리그 승부조작 가담자들의 위법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을 나 역시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2년 전부터 10년 이상,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이 충분히 반성했고 죗값을 어느 정도는 치렀으니 이제 관용을 베푸는 게 어떻겠느냐는 일부 축구인들의 건의를 계속 받아왔다.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해당 선수들만 평생 징계 상태로 바뀌어 있도록 하기에는 이제 예방 시스템도 고도화하고 계몽과 교육을 충실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결과적으로 그 판단은 사려 깊지 못했다.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축구인과 팬들이 받았던 그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한층 엄격해진 도덕의 기준과 함께 공명정대한 그라운드를 바라는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도 감안하지 못했다"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승부 조작범들은 이번에 사면된 100명 중 절반도 채 안되는 비율에 불과하다.

정 회장 본인이 과거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시절 징계를 내린 승부 조작범들을 다시 사면하려 했다는 점을 반성, 그리고 사죄한 점은 당연하고 또 다행이지만 이외 별개로 나머지 52명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축구팬들은 나머지 52명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승부 조작범이라는, 스포츠계에서 용서할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자들에 대한 사면이 나머지 52명에 대한 사면의 정당성을 부여한 것 아니냐는 뜻이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개인정보보호와 명예훼손을 이유로 사면인 명단 공개를 전면 거부했다.

사실 승부 조작범들은 이미 명단 대부분이 10여년 전 공개된 터라 기사만 검색해도 어느 정도 이름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상태다. 실제 일부 사면인들의 실명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나머지 52명의 정체와 비위 행위 등이 무엇인지는 미스터리가 됐다.

오히려 승부 조작범들만 대한축구협회의 두 차례 이사회 때문에 2~3번 죽은 꼴이 됐다. 52명이 공개되지 않고 묻혀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사진=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