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이 14년 만에 V리그 정상을 향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7-25 25-12 23-25 25-18)로 이겼다.
흥국생명은 1차전 기선 제압에 성공하면서 오는 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 4월 2일 김천 원정으로 치러지는 3차전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흥국생명의 에이스 김연경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게임 초반 도로공사의 집중 견제에 다소 고전했지만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26득점을 책임졌다. 공격 성공률 45.10%로 팀이 기대하는 해결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김연경은 2008-2009 시즌 흥국생명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견인한 뒤 해외로 진출하면서 2020-2021 시즌 국내 복귀 전까지 자연스레 V리그 우승을 경험할 수 없었다.
2020-2021 시즌의 경우 GS칼텍스에 밀려 컵대회, 정규리그, 챔피언 결정전까지 모두 2위에 머무는 아쉬움을 남겼다. 2021-2022 시즌 중국에서 짧은 시즌을 보낸 뒤 다시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가운데 김연경은 올 시즌 우승을 향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김연경은 1차전 승리 후 "힘든 게임이 될 거라고 예상했다. 초반에 잘 안 풀렸고 3세트를 도로공사에 내주기는 했지만 잘 마무리한 것 같아 다행이다"라며 "상대가 날 많이 마크하고 초반에는 흐름이 잘 안 풀렸는데 3~4세트부터는 나도 잘 풀린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연경은 평소 수훈 선수 인터뷰 때 여유 있는 얼굴로 이야기를 풀어간 반면 이날 만큼은 챔피언 결정전에 임하는 비장함이 느껴졌다. 이따금씩 농담을 던지기도 했지만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각오를 밝혔다.
김연경은 "한 경기에 모든 게 다 끝날 수 있다. 내 자신도 여유롭지 못했다. 이런 게임에서 여유는 말이 안 된다"며 "챔피언이 되느냐 될 수 없느냐가 달려 있는 게 1차전이고 선수들끼리 중요성을 많이 얘기했는데 그러다 보니 뭔가 경직된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1차전 결과가 (우승에) 50% 정도는 영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홈 구장에 많은 팬들이 오시니까 이기면 좋은 흐름을 가져갈 수 있을 거라고 봤다"며 "앞으로 2, 3차전이 이어지는데 이 분위기를 잘 잡아서 게속 이길 수 있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