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아무리 공격 지향 축구라도 수비가 탄탄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다. 클린스만호의 '4-3 공격 축구' 역시 수비가 먼저 탄탄해져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24일 콜롬비아, 28일 우루과이와 국가대표 A매치 친선 경기를 치렀다. 콜롬비아와 2-2 무, 우루와이에 1-2 패배를 기록하며 남미 2연전을 1무 1패로 마친 클린스만호는 수비에서 뚜렷한 약점을 노출했다.
앞서 클린스만은 지난달 감독 부임 기자회견에서 "난 공격수 출신이다. 1-0으로 이기는 축구보다 4-3으로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단단하게 걸어 잠근 뒤 한 방을 통해 이기는 수비 축구가 아니라 실점을 많이 내주더라도 골도 많이 넣을 수 있는 공격 축구를 하겠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이번 2연전을 통해 본 클린스만호는 공격적인 부분에서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과 많이 다른 모습을 보였다. 후방에서 천천히 공격을 전개하는 것을 고수했던 벤투와 달리 클린스만은 후방에서 전방까지 빠른 템포로 연결하는 것을 시도했다.
손흥민도 한 위치에 고정시키지 않고 프리롤을 부여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했다. 날개를 단 손흥민은 콜롬비아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우루과이전에서도 적극적으로 침투 움직임을 가져갔고, 측면에서 다양한 패스를 시도했다. 황인범의 동점골이 크로스가 아닌 컷백 패스로 인한 득점이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다만 아직 수비는 불안했다. 대표팀은 콜롬비아전에서 2골을 먼저 앞서가다가 후반 5분 만에 2실점을 내줬다. 순간 집중력이 떨어진 결과였다.
실점 장면 외에도 중앙 미드필더들의 수비 커버가 늦어져 중원과 수비 라인에 틈이 벌어지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공만 보다가 시야 밖에서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경우도 빈번했다.
우루과이전에서는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첫 실점 장면에서는 수비 뒤에서 돌아 들어가는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고 프리 헤더를 내줬다.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위험 위치에서 프리킥을 허용했고, 골키퍼가 선방하고 흐르는 세컨볼을 잡기 위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물론 이번이 부임한지 한 달 만에 치른 A매치였기 때문에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을 시간이 없었던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공격 축구는 먼저 수비가 뒷받침 돼야 가능하다. 이번 시즌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나폴리가 좋은 예다.
이후에도 수비에서 불안을 노출한다면 클린스만이 지향하는 공격 축구는 따라올 수 없다. 자칫 4-3으로 이기는 축구가 아닌 2-3으로 지는 축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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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