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실감나는 연기와 탄탄한 서사로 여전히 뜨거운 '더 글로리', 작가와 배우들이 강렬했던 작품이 남긴 후유증을 토로했다.
26일 JTBC '뉴스룸'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박연진 역으로 출연한 배우 임지연이 등장했다.
이날 임지연은 "가족 전부가 저를 연진이라고 부른다"며 '더 글로리'로 받은 사랑과 행복한 근황을 전했다. 극 중 박연진은 시원한 욕설 연기와 실감나는 흡연 연기, 악랄한 표정 등으로 많은 화제가 된 바 있다.
임지연은 "감정 표출이 많은 장면도 있다보니까 시원한 느낌이 있었다. 촬영 후 집에 오면 '내가 이렇게 성질이 안 좋나' 생각하기도 했다. 소리를 지르니 목도 나가고 담배를 많이 피니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임지연은 '더 글로리' 종영 인터뷰를 통해서도 후유증을 밝혔다. 그는 "연진이를 하루종일 촬영하며 그 성질머리로 지내지 않냐. 감옥 씬, 기상캐스터 씬 등을 몰아 찍고 집에 오면 세상이 다 짜증났다"고 진심으로 고백했다.
그는 "하루종일 연진이로 있으니 미간 주름이 생겨있고 '왜 짜증나지?', '왜 계속 화가 나 있지?'하면서 스스로에게 놀라더라. 예민해지니까 다음에는 진짜 착한 역할을 할 거라고 스태프들이랑 농담하기도 했다"며 실제 '학폭 가해자' 의혹을 받을 정도로 실감난 연기를 펼쳤던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후유증을 겪은 건 임지연 뿐만이 아니었다. 어린 연진을 연기한 신예은은 "'더 글로리' 힘들었다"며 "배우들은 다 연기인 걸 알고 하지 않냐. 그런데 순간적으로 '나 뭐하고 있지?'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학교 폭력 장면을 촬영했을 때 심정을 고백했다.
신예은은 피해자의 맨살에 달궈진 고데기를 대 화제가 된 씬을 회상하며 "어차피 차가운 고데기인데, 이걸 들고 대고 있는데 앞에서 애가 대성통곡을 하고 있다. '나 지금 뭐 하고 있는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NG가 났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집에 가면 악몽을 꿨다며 "'더 글로리'를 촬영하면서 엄청 예민했다. 귀마개가 없으면 잠을 못 잤다. 정말 예민해서 그랬다"고 잔혹한 악역을 소화한 후유증을 토로했다.
이 외에도 최혜정 역을 맡은 차주영, 이사라를 연기한 김히어라, 전재준을 연기한 박성훈과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또한 각자의 어려움을 밝혔다.
26일 넷플릭스는 '복수당한 자들의 비하인드 코멘터리' 영상을 공개했다.
차주영은 "혜정이 감정 기복이 상당한 캐릭터다. 사람마다 태도가 다른 아이라 접점을 찾는 게 어려웠다"며 "촬영 들어가기 전에 하이텐션 느낌을 가져가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살았다"고 고백했다.
김히어라는 연필로 최혜정의 목을 찌르는 이사라를 연기할 때를 회상하며 "이 장면을 찍고나서 제 자신에게 싸함을 느꼈다. 기분이 안 좋고 (촬영이) 끝났는데도 예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진이(임지연)도 이걸 똑같이 느꼈다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 당분간 이런 역할 하지 말자. 이러다가 큰일나겠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김은숙 작가 또한 "나도 그렇다. 헹복한 장면을 쓰면 그런 경험을 못 했는데, 어두운 걸 쓰니 피폐해지더라"며 복수극이라는 장르물을 쓴 후의 심경을 고백했다. 김히어라는 "정말 피폐해진다는 단어가 딱 맞는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박성훈 또한 "저도 운전하다가 누가 갑자기 끼어들어 놀라면 '앗, 왜 저래'이러고 마는 편이었는데 '더 글로리' 찍을 당시에는 제가 막 클락션을 울리고 있더라"며 자신도 역할에 몰입해 촬영 내내 예민한 상태로 지냈음을 이야기했다.
보는 사람에게 여운을 남겼던 '더 글로리'가 사랑을 받을 수 있던 이유는 피폐해질 정도로 몰입했던 작가와 배우들의 탄탄했던 스토리, 실감나는 연기력 덕분이 아닐까. '더 글로리'가 주던 흡입력에 배우들과 작가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사랑받고 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넷플릭스, JTBC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