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휘 "결말, 최민식이 원한 것…돌이나 안 맞았으면 했다" [엑's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카지노' 이동휘가 작품의 결말과 자신이 연기한 양정팔에 대해 이야기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감독 강윤성) 이동휘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카지노'는 우여곡절 끝에 카지노의 왕이 된 한 남자가 일련의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은 후 생존과 목숨을 걸고 게임에 복귀하는 강렬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동휘는 차무식(최민식 분)의 오른팔 양정팔 역을 맡았다.

이날 이동휘는 양정팔에 대해 "정팔이는 욕망이나 욕심이 자기 그릇보다 넘치는데 컨트롤이 안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정말 나쁜 사람에 가까운 사람이고, 저조차도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을 어떻게 설득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정상적이진 않은 마음을 가진 인물이다보니 연기하는데 많이 힘들더라. 사실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 중 가장 이해가 안 가는 캐릭터"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타짜2'의 짜리를 보면 인물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캐릭터의 심리가 이해가 갔다. 대길이가 와서 모든 걸 다 뺏어가고, 그러는 과정에서 자격지심이 생기고 하는데, 정팔이는 그런 게 없었다. 그래서 결말이 공개되고 나서 돌이나 안 맞으면 다행이겠다 싶을 정도로 걱정했다. 주말드라마를 보시고 어머님들이 배우들한테 등짝 스매싱을 하신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체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무식을 총으로 쏜 결말에 대해서 이동휘는 "구제불능 캐릭터가 엔딩을 장식하는 게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차무식의 허무한 결말은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가 동의했다. (최민식) 선배님이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죽음을 당하고 싶다고 해서 (총을 쏘는 캐릭터가) 점점 좁아지게 됐다"며 "그러다가 정팔이 총을 쏘는 걸로 결정됐다.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정팔이는 죽었어야 되지 않나 싶다. 제 표현력의 부족도 있고 돈에 미쳐있는 악인이 된 상황에서 그 사람이 가져가 버린 것이 있지 않나"라고 전했다.

그는 "권선징악의 틀에서 살짝 비틀어지는 결말을 맞았다. 시즌제를 이끌어나가는 건 (최민식) 선배님이기 때문에 저희도 여러 차례 만류했다. 그런데 선배님과 감독님은 씁쓸하고 잔상에 남는 결말을 바라신 것 같다. 저희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차무식이 유년기부터 정점에 다다르는 순간까지 기세 하나로 밀어붙이는 순간이 많았지 않나. 어떨 때 보면 만화 같은 순간이 있었다. 허무하고 처참한 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일이 잘 될 때의 불안함이 있지 않나. 차무식이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에 '나의 운이 다했구나'라는 게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즌3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열쇠는 저에게 없고 감독님께 있다. 다만 브릿지로서의 역할은 있는 것 같다. 양정팔이 이끌어가는 건 아닌 것 같고 끝맺음이 있지 않을까 한다. 씨앗을 뿌려놨다고 생각한다. 굉장한 이야기가 전개되기 보다는 추후에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추측을 해본다"며 "지금까지는 살아서 큰일났다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정말 끝까지 살아서 마지막에 죽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 지경까지 살았으면 (시청자들도)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정팔이는 처참하게 죽었어야 되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끈질기게 살아남아서 시즌6 정도 되면 응원도 좀 해주시지 않을까 한다"고 웃었다.

시즌제에 대한 논의는 없었지만, 최민식이 없다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느와르 장르에 대한 로망을 '카지노'로 실현했다는 이동휘는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정도는 되어야 본인이 원하는 작품을 원하는 시기에 할 수 있다. 투자사, 감독님의 수락과 논의도 있어야 하고,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작품을 하는 게 어려운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축구에서도 그렇듯, 기존에 잘 하던 포지션을 다음 경기에도 부탁받게 되지 않나. 그러다보니 '응팔' 속 동룡이 같은 캐릭터 대본이 많이 들어왔다. 그게 현실이다. 저는 다양한 작품도 해보고 싶은데, 녹록치 않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다. '극한직업' 전에는 1년 정도 연기활동을 안 했고, '놀면 뭐하니' 전에도 1년 반 정도 작품을 안 하거나 독립영화를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때 생각지도 못하게 열에 한 두 분 정도가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으니 해보면 어떠니' 라고 기회를 주셔서 '카지노'나 '범죄도시' 같은 작품을 조금씩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느와르 장르를 잘 못했었는데 처음으로 하다 보니까 이런 쪽으로도 경기를 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돼서 참 감사한 일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이동휘는 "변신을 시도하고자 하는 마인드 셋은 돼있지만 어떻게 성공하게 될지는 가늠이 안 되는 것 같다. 큰 숙제를 가지고 풀어가게 됐다. 저라는 배우는 굉장히 오랜 시간에 걸쳐서 어떤 역할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몸을 잘 던지는 배우라고 기억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은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부끄럽지 않으려면 시간을 줄여야 하는 게 제 몫이기 때문에 수정하고 보완할 부분을 많이 느꼈다. 대배우들과 호흡하면서 여실히 드러나는 게 있었다. 숙제가 어떻게 풀릴지 모르겠지만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어떻게든 빨리 납득되실만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가 돼야겠다는 계기가 됐다"고 작품의 의미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