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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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 PD "'나는 신이다' 가처분 취하…방송 못한 故 김성재 사건 떠올려"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3.03.22 17:50 / 기사수정 2023.03.22 17:50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국가수사본부' 배정훈 PD가 제작 비하인드 및 차기작 구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웨이브 오리지널 '국가수사본부' 배정훈 PD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국가수사본부'는 사건 발생부터 검거까지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100% 리얼 수사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치열한 24시간을 그려내 끝을 보는 사람들의 차원이 다른 진정성을 담아내겠다는 의도로 제작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당신이 혹하는 사이' 등을 연출한 배정훈 PD의 신작이자 첫 OTT 연출작이다. 

이날 배정훈 PD는 형사들의 출연 기준에 대해 "최대한 많은 지역의 경찰분들이 나왔으면 했다"고 섭외 과정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남은 회차들까지 보다 보면 각 지역의 풍경이나 사투리, 분위기 등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지역 색깔들이 잘 담겼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생각이었다. 실제로 그런 분들을 카메라 앞에 앉히기 위해 발품을 많이 팔았다. 지난해 3월부터 안 다닌 경찰서가 없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사건의 경중을 두는 건 아닌데 그래도 처음에는 강력사건을 취재해 보자는 욕심이 들지 않나. 통계적으로 어느 경찰서가 사건이 많이 난다고 해서 찾아가면 꼭 아무것도 없었다. 소문도 많이 따라갔다. 예를 들어 '부산사상경찰서에 가면 마동석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진짜 마동석이 걸어오는 걸 느꼈다. 그런데 부끄러움이 많은 분이라 카메라에 나오는 걸 어려워하셨다. 이처럼 여러 이유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초반의 작업들은 설득과 섭외의 과정이었다"고 회상했다.

강력사건을 해결하는 경찰을 따라 동행 취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촬영 분량의 극히 일부만 방송에 내보낼 수 있었다는 배정훈 PD는 "당연히 처음부터 끝까지 방해되지 않는 거리를 유지했다. 방송에 나가는 상황은 저희가 촬영한 분량의 20분의 1정도다. 경찰들이 내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고, 피의자가 강력히 반대해서 나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또 국가수사본부와 대전제로 약속했던 피의사실 공표문제, 공무상 비밀누설 문제 등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기소된 사건을 다뤘다. 대부분 유죄판결을 받은 분들이 방송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총 13부로 제작된 '국가수사본부'의 각 에피소드는 어떤 기준으로 선별됐을까. 이에 배정훈 PD는 "선별 기준은 따로 두지 않았다.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지 않나. 다만 비공식적으로 국가수사본부에서 국민들에게 공익적으로 도움이 되는 보이스피싱 사건, 마약 사건 등을 다뤄달라고는 했고 저희도 어느 정도 동의했다. 일각에서는 모방 범죄를 우려하는 시선이 있는데, 저희는 범행 수법을 정확히 알아서 피해를 당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무엇보다 사건을 수사하고 해결하는 형사들의 모습에 방점을 둔 것이 이 프로그램의 기획 취지다. 후반부에는 경찰들의 희로애락이 남긴 회차를 담았다"고 밝혔다. 

촬영 중 특별했던 만남도 있었다. 배정훈 PD는 "특별한 일은 아니고 과거에 제가 범죄자가 될 뻔한 사건이 있었다. '궁금한 이야기Y' 때 강원도 원주에서 남의 집 담벼락을 넘다가 원주 경찰서에 검거됐다. 당시 서른 살의 젊은 나이에 장애인분들을 구출하려다 본분을 망각한 거다. 이번에 강릉 경찰서에 섭외하려고 갔는데 낯이 익은 분이 있었다. '왜 낯이 익지?'고민했는데 '너 나한테 조사받았잖아'라고 하시더라. 그때 원주 경찰서 강력팀장으로 계셨던 분이 지금 강릉 경찰서 팀장으로 계시더라. 그분이 7회 나오는 과장님이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국가수사본부' 외에도 '관계자 외 출입 금지', '알쓸범잡', '용감한 형사들' 등 '그알' 출신 PD와 작가, 전문가들이 활약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배정훈 PD는 "사람들이 사건 사고에 관심을 갖는 건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또 실제 존재하는 생생한 이야기이지 않나. 아무래도 이런 소재를 잘 할 수 있는 건 경험이 많고 데이터를 갖고 있는 이런 유형의 PD들과 작가들인 것 같다. 달리 이야기하면 앞으로 제작할 것들이 상당히 많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그알'이랑 '국가수사본부'를 함께한 박진아 작가님과 프로그램 3개를 더 기획했다. 역시 실제 사건들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들이다.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다음으로는 '덜미'라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관심 있는 OTT 관계자분들이 있으면 꼭 연락 주셨으면 좋겠다"고 어필했다. 

최근 종교단체 '아가동산' 측은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의 방송 내용에 반발해 넷플릭스 서비시스 코리아에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냈다가 취하했다. 단 제작사인 MBC와 담당 PD를 상대로 한 가처분은 유지했다. 넷플릭스 서비시스 코리아는 한국에서의 구독 계약을 담당할 뿐 '나는 신이다'의 방영권은 넷플릭스 미국 본사에 있어 가처분 신청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방송에 등장하는 종교단체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역시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MBC를 상대로만 신청서를 냈다. 

배정훈 PD 또한 지난 2019년 '그것이 알고싶다' 가수 故 김성재 사건 방송을 앞두고 여자친구 측의 가처분 신청으로 방송이 불발된 적이 있다. 이날 배 PD는 '故 김성재 사건 역시 OTT에서는 방영될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안그래도 '나는 신이다' 가처분 취하를 보면서 희망을 봤다. 안그래도 어제 그 사건을 함께 취재한 작가와 '언젠가는 꼭 하자'는 문자를 나눴다. 그런데 그분이 지금 '그알'을 하고 계셔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일 첫 공개 이후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웨이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총 13회로 오는 24일에는 8,9회가 공개된다. 

사진 = 웨이브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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