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3:38
연예

'더 글로리', 파멸하는 핏줄 속 의외의 해피엔딩 [엑's 리뷰]

기사입력 2023.03.17 22:5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핏줄이 그렇게 쉽게 끊어지니?" 

'더 글로리', 모든 핏줄이 파멸을 맞이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더 글로리'에서는 '가장 큰 가해자는 가족이야'라는 대사가 파트1과 파트2에 각각 등장한다. 누구보다 가장 가깝고, 누구보다 서로를 위해야 할 일반적인 가족이라는 존재는 '더 글로리'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서사는 피해자를 더욱 애처롭게 만들며, 가해자를 향한 분노를 일으키는 요소로 사용된다. '더 글로리'에서 가족이란 존재는 어떻게 사용이 됐는지 짚어봤다.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분)은 학교폭력을 당해 이를 호소하지만, 그를 제일 응원했어야 할 모친 장미희(박지아)는 돈을 보고 딸을 져버린다.  

이에 문동은은 복수의 대상에 장미희를 추가한다. 장미희는 딸 동은의 복수를 여러 방면으로 방해하며 동은을 상대할 박연진의 새 고데기가 된다. 

혈연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사무소에서 동은의 집 주소를 알아낼 수 있다며 동은의 집에서 깽판을 치던 미희. 그는 박연진에게 문동은을 학교에서 나가게 해 달라는 부탁과 돈을 받고 동은의 근무지에 찾아가 행패를 부리는가 하면, 동은이 맡은 반 아이들의 학부모에게 연락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다. 

결국 촌지를 받았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나가게 된 문동은, 그는 자신의 집에 무단침입 중인 엄마를 찾아가 울부짖는다. 미안한 기색 없이 보는 이들의 분노를 유발하며 불을 무서워하던 미희, 그는 불을 무서워하는 동은을 포착한다. "너, 지금 불이 무섭지?" 미희는 미친듯이 웃으며 동은의 집에 불을 낸다. 

이 장면에서 미희는 동은을 향한 모성애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이로 인해 동은은 미희에게 복수할 기회를 갖게 된다. 해당 방화 사건을 녹화한 동은은 미희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게 된다. 동은 또한 미희에게 남은 애정이 없다. 

동은은 강제입원을 당하게 되자 자신에게 매달리는 미희를 안고 "이건 엄마의 핏줄인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라고 속삭이며 자신을 파멸로 이끈 핏줄을 이용해 자신의 엄마를 파멸로 이끈다. 

해당 복수는 박연진에게도 적용이 됐다. 동은은 연진의 살인죄가 발각 될 상황이 만들어지자, 박연진의 엄마인 홍영애(윤다경)에게 접근한다.

"당신을 살리고 싶으면 증거를 가져와", 문동은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딸을 버릴 홍영애를 알고 있었다. 결국, 홍영애는 딸이 아닌 자신을 구하는 것을 택했고, 동은을 다시 만나 연진의 살인 증거를 건넨다.



동은은 그 자리에 연진까지 불러 눈 앞에서 핏줄이 이별을 맞이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준다. 엄마를 외치며 무너지는 연진을 보는 영애. 이들의 관계는 복수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 더한 쾌감을 가져다줬다. 하지만 홍영애는 자신을 구하지 못했다. 연진의 죄를 덮으려다가 저지른 살인으로 자신도 파멸을 맞이한 것. 그도 마찬가지로 딸 때문에 파멸로 향했다. 

연진을 파멸로 이끈 핏줄은 엄마 뿐 아니다. 그의 딸 하예솔(오지율)도 그를 파멸로 이끌었다. 극 중 딸 예솔은 연진과 전재준(박성훈)의 딸로 연진의 부부 생활을 파탄내고, 연진에게 정시넉 상처를 내는 요소로 작용한다. 

"나 커서 기상캐스터 안 될거야". 연진의 학폭 사실이 세상에 밝혀지자, 예솔은 그로 인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며 엄마를 미워하게 된다. 결국 딸은 엄마를 향한 미움을 표하며 박연진을 처절하게 무너뜨린다. 

자신의 딸이라며 예솔을 끔직이도 아꼈던 전재준, 그 또한 예솔을 차지하려다 죽음을 맞이하게 되며, 그렇게 바라던 딸과의 세상을 꿈꿀 수 없게 됐다. 



또한 '더 글로리'는 강현남(염혜란)의 가정을 통해 가정폭력을 그린다. 극 중 선아(최수인)는 아빠인 이석재(류성현)에게 폭력을 당한다. 

결국 현남은 석재의 죽음을 계획하고, 핏줄인 선아를 위해 살인을 계획한다. 결국, 동은과의 계획대로 석재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현남은 죄책감을 가지게 됐으며 외국으로 유학을 간 선아와 다른 나라에 살며 이별하게 된다.

핏줄을 지키기 위해 핏줄과의 이별을 택하게 된 현남, 그의 핏줄 또한 '더 글로리'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서사를 제공한다. 이어 동은과 복수를 계획하게 되는 주여정(이도현), 그 또한 복수심의 계기는 자신의 핏줄인 아빠의 억울한 죽음이다.



서사를 제공하던 핏줄들 사이 행복을 맞이한 가족이 있다. 바로 하도영(정성일)과 예솔. 이들은 모든 위험이 제거된 상태에서 예솔이 좋아하는 축구가 가득한 영국으로 함께 떠난다. 하지만 도영과 예솔은 아이러니하게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사랑으로 연결됐으며, 끝까지 서로만 생각하는 이들. 이 사회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가족의 모습이다. 핏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가장 위태로울 결말을 맞이할 줄 알았던 부녀가 가장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핏줄보다 진한 건 역시 사랑", "그동안 혈연 가족 서사만 다루던 한국 콘텐츠가 성장했다", "가장 힘이 되어야 할 핏줄이 무기가 되는게 신선하다" 등의 평으로 해당 주제에 열광하고 있다. 
 
사진 = 넷플릭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