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쿄(일본), 박윤서 기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의 회심의 카드 김광현. 이마저 불발되며 마운드가 또다시 붕괴됐다. 이젠 기댈 곳이 없다.
한국은 10일 일본 도쿄 분쿄구의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본선 1라운드 B조 일본과의 2차전에서 4-13 대패를 당했다.
전날 호주에 7-8 충격패를 당했던 한국은 한일전마저 패하며 2패를 기록, 8강 진출을 향한 여정은 가시밭길이 됐다.
한국은 한일전에 맞춰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쳤던 김광현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김광현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전에 2차례 등판해 쾌투를 펼친 바 있다. 예선에서 5⅓이닝 1실점, 4강에서 8이닝 2실점 호투를 작성했다.
국제 대회 경쟁력도 김광현을 믿는 키포인트였다. 통산 16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57⅔이닝 57탈삼진 평균자책점 3.43 호성적을 거뒀다. 중요한 경기에서 어김없이 임무를 완수했던 김광현이었다.
2회까지 김광현은 안타 1개만을 내줬고 삼진을 무려 5개나 솎아내며 맹위를 떨쳤다. 주무기 슬라이더로 오타니 쇼헤이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김광현은 3회부터 제구가 흔들렸고 4실점을 떠안으며 와르르 무너졌다.
에이스가 역할을 해주지 못한 여파는 매우 컸다. 불펜진은 7이닝 동안 안타 10개(1홈런) 사사구 6개를 내주며 8점을 헌납했다. 안정감은 찾아볼 수 없었고 투수 10명 중 7명이 실점을 남겼다.
한국의 8강행이 좌절된 건 아니다. 잔여 경기 체코전(12일)과 중국전(13일)을 승리한 뒤 경우의 수를 확인해야 하는 참담한 현실에 처했다. 물론 한국의 8강 진출 가능성은 희박해졌고, 3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놓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망가진 마운드'라는 불안 요소가 점점 더 부각되며 한국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
사진=도쿄(일본), 김한준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