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방송연예팀 원민순 기자] MBC 월화 특별기획 <짝패>가 24일 방송되는 32회분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난 2월 7일 '역전의 여왕' 후속으로 첫 방송된 <짝패>는 방영 내내 줄곧 10% 중반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KBS '드림하이' 종영 이후에는 동 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굳건히 해 왔다.
하지만, <짝패>는 꽤 안정적인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자체의 체감 인기는 그리 뜨겁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역들에 비해 부족했던 성인 연기자들의 연기력
<짝패>는 노영학(천둥), 진세연(동녀), 최우식(귀동), 이선영(달이) 등 일명, 명품 아역들의 호연에 힘입어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이들은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짝패>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다.
아쉬움 속에 아역들이 퇴장한 이후 9회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등장한 성인 연기자들은 부담감 탓이었을까 기대와 달리 어이없는 연기를 선보이며 실망감을 안겨줬다.
특히 천둥 역의 천정명은 첫 사극 도전임을 감안한다고 해도 그간의 연기 경력이 무색할 정도의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자아냈다.
전통 민중 사극이라기엔 다소 밋밋한 전개
애초 <짝패>는 퓨전 사극이 난무하는 요즘 가난하지만 선량하게 살아온 노비, 갖바치, 백정, 왈자패 등 소외된 인간들의 삶을 담겠다며 전통 민중 사극을 표방한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탐관오리들을 척결하려는 정의로운 포도부장과 의적의 모습을 그려내겠다고 해 궁궐 중심의 사극에 지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통 민중 사극이라고 하기에는 밋밋한 부분이 많았다. 뒤바뀐 두 주인공의 출생비밀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정작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할 내용은 소홀해졌던 것.
늘 그랬듯이 힘없는 서민은 양반에게 당하기만 했고 돈에 눈이 먼 양반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재산이 늘릴까 꼼수만 부릴 뿐이었다.
특히 서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밝힌 서민의 유일한 희망 아래적은 살생부를 만들어 탐관오리를 차례로 척살할 계획만 세웠지 그들이 입버릇처럼 말했던 근본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흡입력 있는 캐릭터 부재
<짝패>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을 말하라고 한다면 누굴 말할 수 있을까? 딱히 떠오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단순하게 주인공인 천정명과 그의 짝패로 등장하는 이상윤, 두 사람 사이의 애정전선에 끼어있는 한지혜를 꼽을 수 있는 정도일 것.
이처럼 <짝패>에는 뚜렷하게 선과 악의 입장에서 대립하며 긴장감을 높이거나 좌중을 압도하는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내거나 하는 시청자를 매료시킬만한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권오중을 이어 아래적 두령이 된 <짝패> 타이틀롤 천정명의 캐릭터가 가장 아쉬웠다. 패두들을 아우르는 지도력을 발휘하기는커녕 미적지근한 모습이 답답하게 비쳤다.
동녀 역의 한지혜도 방영 내내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했다. 총명했던 어린 시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신분의 귀천을 철저하게 따지며 일명, 속물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단 2회만을 남겨둔 <짝패>가 그동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과연 어떤 엔딩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짝패> ⓒ MBC]
원민순 기자 wo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