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21 10:01 / 기사수정 2011.05.21 10:01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3.50'.
한화 절대 에이스 류현진(24)이 20일 군산 KIA전서 8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5패)째를 따냈다. 직구 최고 구속 149km을 찍으며 특유의 체인지업은 물론 간간이 섞어 던진 커브와 슬라이더의 제구마저 기가 막혔다. 완봉승은 놓쳤으나 데뷔 후 첫 선발 1피안타 승리였다. 완투 페이스였으나 한대화 감독은 9회 스코어가 5-0으로 벌어진 상황서 그의 투구 개수를 고려해 9회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이날 류현진이 던진 128개의 공은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완투승, 134개)에 이어 가장 많은 투구 수.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다승 부문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선두 박현준(LG, 7승)과는 3승 차. 한화의 최근 기세를 감안하면 충분히 추격을 해볼 만한 격차다. 그러나 류현진은 그보다 자신과의 평균자책점 싸움에 돌입했다고 보는 게 옳다. 한 감독이나 본인도 다승보다는 평균자책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기본 전력이 약한 팀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평균자책점이 진정한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우는 길이다.
시즌 초반 부진과 불운 속에 10.38로 출발했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4월 한 달 5.29까지 내려갔으나 자타공인 대한민국 에이스의 격에는 맞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서 9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올 시즌 첫 완투승을 따낸 데 이어 8일 대전 넥센전서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승수를 챙기며 평균자책점을 3.91까지 낮췄다. 괴물이 구위뿐 아니라 개인 기록마저 본 궤도에 들어섰다는 걸 시사했다.
14일 대전 삼성전은 다소 아쉬운 한 판이었다. 8이닝 7피안타 5실점(4자책)했으나 모두 실책과 홈런으로 내준 점수였다. 하지만, 20일 군산 KIA전서 올 시즌 최고 피칭을 선보이며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1피안타 무실점으로 버텼다. 그 결과 21일 현재 평균자책점을 3.50까지 낮췄다. 어느새 이 부문 12위로 뛰어올랐고 5월만으로 한정하면 1.69에 불과하다.
데뷔 첫 시즌 2.23, 2007년 2.94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2008년 3.31, 2009년 3.57을 기록했다. 데뷔 후 꾸준히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현재 3.50은 2008년과 2009년 사이의 기록이다. 작년 1.82라는 기록에 접근하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필요할 듯하지만, 지금 페이스라면 조만간 3점대 초반부에 이어 2점대 후반부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평균자책점 상위권 진입도 가시권에 들어설 수 있다. 21일 현재 1.35의 김선우(두산) 2.08의 고원준(롯데)이 1,2위를 달리고 있으나 무더위라는 최대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스테미너가 좋은 류현진은 여름에도 강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지금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여름 이후 작년 모드의 재현 여부도 어느 정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화를 위해서라도 류현진이 평균자책점을 낮추는 게 다승에 의욕을 부리는 것 보다 더 큰 도움이 된다. 어차피 승리 투수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될 수 없기 때문. 최근 한화 선발진은 김혁민 안승민 양훈 장민제 등이 주가를 올리고 있지만 아직 이닝 소화 능력이나 꾸준함을 검증받지 못했다. 그러한 점에서 류현진이 승패를 떠나 긴 이닝을 끌어주며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는 건 한화의 허약한 불펜과 야수들의 집중력, 사기 진작 측면에서도 훨씬 도움이 된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일과 상대는 오는 26일 대전 SK전. 괴물의 자신과의 평균자책점 싸움은 이제부터 본격 시작이다.
[사진=류현진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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