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나승우 기자) 데뷔전 데뷔골을 개막전 역전 결승골로 연결한 스웨덴 공격수 루빅손이 홈 경기장 분위기에 제대로 취했다고 밝혔다.
울산은 2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전서 전반 10분 송민규에게 먼저 골을 내줬지만 전반 43분 엄원상의 동점골, 후반 19분 루빅손의 역전골로 2-1 승리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루빅손은 "정말 기분이 좋다. 모든 팀 동료들이 희생해 이뤄낸 승리다. 여기에 많은 팬들도 찾아와주셨는데 득점으로 보답한 것 같아 정말 행복하다"고 한국에서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선수들끼리 전북에 대해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챔피언이라는 압박감이 있었고, 한 골 먼저 내줬지만 전반전에 따라가는 중요한 골을 넣었다. 이후에는 편안해진 것 같다. 전북이 좋은 팀이고, 수준도 좋지만 우리도 좋은 팀이었기에 잘 상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기장 분위기도 환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장에는 2만8039명의 관중이 찾았다. 약 3만명이 모인 것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정말 놀라운 분위기였다"고 말한 루빅손은 "경기장이 거의 꽉 찼다. 코로나 이후 관중들과 만나고, 승리를 즐기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특히 전북을 상대로 승리를 선물하게 돼 너무나 기쁘다. 팬들과 함께 기뻐할 수 있었던 것도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루빅손은 "후반전이 시작할 때 감독님께서 엄원상이 몸 상태가 좋지 않으니 뛸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미리 말해주셨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 지시를 하셨지만 막상 들어갔을 때는 엄원상이 오른쪽에서 잘 뛰었기 때문에 그걸 따라해보자고 생각했다"며 엄원상의 플레이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루빅손의 데뷔골은 조금은 특별했다. 골키퍼의 실수를 이용해 공을 빼앗아 빈 골문 안으로 집어넣는 장면은 흔히 나오는 장면은 아니다.
득점 순간에 대해 루빅손은 "상대가 쫓아오는지 아닌지 몰라서 조금 불안했다. 터치도 한 번 더 가져갈 수 있었지만 완벽한 오픈 찬스였고, 아무도 쫓아오지 않는 걸 보고 압박 없이 빈 골대에 넣었다.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루빅손은 7부리그에서부터 시작해 프로 1부리그까지 자수성가한 선수다.
루빅손은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는 건 매 순간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더욱 더 높이 올라가고, 매 경기 나를 증명하고자 한다. 그런 면이 한국에서의 적응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루빅손은 역전골을 넣은 후 다소 통일되지 않은 골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조용히 하라는 듯 손가락을 입에 갖다대 '쉿' 하더니 이번에는 관중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듯 두 손을 귀에 붙이기도 했다. 그 후에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이에 대해 루빅손은 "잘 모르겠다. 아마 오늘은 분위기에 취했던 것 같다. 손을 입에도 대고 귀에도 대고 하늘도 가리키지 않았나. 특별히 정해둔 세리머니는 없었다. 아마 때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강한 승부욕을 장점으로 꼽았다. "파이팅 스피릿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밝힌 루빅손은 "팀을 돕는 것도 내가 가장 자신 있어하는 분야다. 가능한 많은 경기에 뛰고, 울산이 다시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걸 돕는 게 이번 시즌 목표"라며 "골을 넣는 건 내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골을 넣고 이기면 좋지만 골을 넣고 지면 썩 좋지 않다. 매 경기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경기가 강원전인데 선발이든 벤치에서 시작하든 팀이 꼭 이겼으면 한다"고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