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작곡가 겸 음악감독 정재일이 솔로 아티스트로서 데뷔 앨범을 발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한 음악을 선보였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JCC아트센터에서 정재일 새 앨범 '리슨(LISTEN)'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오전 0시 공개된 정재일의 데카(DECCA) 데뷔 앨범 '리슨'은 자연과 인류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작품. 피아노 중심의 오케스트라 사운드 트랙으로 채워내기 위해 노르웨이 소재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진행, '리슨'의 완성도를 높였다.
정재일은 "피아노 하나로 연주했기 때문에 정말정말 좋은 악기가 필요했다. 좋은 악기는 너무 비싸니까 집에는 없었다. 관리가 잘 되어있는 녹음실에 가야 하는데 전세계 몇 곳 없다. 그 중 한 곳인 노르웨이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감사하게도 시간을 확 빼주셨다. 의아할 정도였다"라고 스튜디오 작업 과정을 밝혔다.
열흘 간 진행된 녹음 작업 과정에서 하루 7시간씩 몰두하며 노력을 쏟았다고. 정재일은 "하루 7시간씩 피아노를 연주하다 보니까 녹음량도 굉장히 많았고, 앨범에 수록할 곡을 추리는 작업도 오래 걸렸다"고 전했다.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음악감독으로 전세계 유명세를 얻은 정재일. 스스로 두 작품을 거쳐 명예를 얻었다고 밝힐 만큼 삶의 변화 역시 컸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대부분 무대 뒤에서 다른 예술가들을 보필해온 사람이다.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 작업 이후 삶에 엄청난 변화가 생긴 것은 맞지만, 지금도 거의 무대 뒤에서 살기 때문에 크게 실감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을 통해 영화음악이란 무엇인지, 학습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주로 협업을 해온 그에게 이번 솔로 앨범 작업은 색다른 경험이었을 터. 정재일은 "컨펌 받을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너무 행복했다. 그동안 감독님, 가수, 제작자 등 다양한 분들에게 컨펌을 받아왔다. '감 놔라 배 놔라'하는 사람 없으니까 행복하더라"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물론 고충도 뒤따랐다고. 정재일은 "연극은 스크립트가 있고 무용은 안무가 있지만 음악은 오직 처음부터 끝까지 맨땅에 해딩하는 작업으로 임했다. 음악만 들어야 하니까 숨을 곳이 없더라. 시간을 쏟고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장점이 모든 것을 상쇄해줬다"라고 전했다.
정재일은 음악을 하면 할 수록 책임감이 더욱 강해진다고 했다. 그는 "음악뿐 아니라 모든 예술이 노동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예술가들에게 결여될 수 있는 근면과 책임감이 점점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해보고 싶다. 이번에는 디지털 음원으로만 발매됐는데 다음에는 바이닐이나 카세트 테이프 등 여러 유형으로 앨범을 발표하고 싶다"며 향후 다채로운 음악적 실험과 도전에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고아라 기자, 유니버설뮤직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