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대외비' 조진웅이 능동적이면서도 권력으로 변화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보여줬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대외비'(감독 이원태)에 출연한 조진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대외비'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 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드라마 영화다.
조진웅은 극 중 밑바닥 정치 인생을 끝내고 싶은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 역을 맡아 점차 권력과 악에 물들어 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이날 조진웅은 '대외비'가 오랜 시간을 기다려 관객을 만난 만큼 "촬영하면서도 코로나19 상황이라 암묵적으로 '바로 개봉은 할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며 "빨리 개봉하고 싶다는 것보다 모이면 위험한 상황인지 아는데 극장 오라고 하는 게 말도 안 되지 않나. 나도 코로나를 두 번이나 걸렸다. 걸렸을 때 얼마나 아픈지 아니까 봐달라고 할 수 없다. 극장 축소화 등 여러 가지가 겁이 나더라"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습관이 무섭다. (영화관을) 안 가 버릇하면 안 가게 되고 (코로나를) 경험하면 그에 대한 두려움이 생각나니까, 심각한 문제가 될 거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극장이 없어지진 않을 것 같더라"고 의견을 전했다.
그는 "극장은 유일의 공간이지 않나. 항상 극장이 신비한 마법 같은 장치로 이루어진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극장에 가면 좀 더 집중해서 볼 수 있고, 여러 가지 생각하며 선택한 작품이기 때문에 애정 어리게 들여다보게 된다"며 극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대외비'의 언론시사회 당시 이원태 감독은 조진웅에게 어려운 역할을 맡겨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조진웅은 "감독이 본인의 의도를 배우에게 알려주는 게 연기를 해 본 사람이 아니라 어려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는데 재밌을 것 같더라. 1차원적으로 기능적인 역할만 하는 게 아닌 인물을 좋아한다. 나는 능동적인 캐릭터에 가성비 및 특화가 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감독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는다. 말 많이 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게 낫다. 하지만 리허설에도 안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필름이 디지털로 바뀌면서 바뀐 것 같다"며 "배우와 스태프와 그에 대해 논의해본 적 있다. 장단점이 있다. 테크니션들은 '디지털이 낫다'고 말하며 많은 것들에 대한 시도를 꼽았다. 필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집중도가 낮아진 것 같다'며 그를 인식하고 일하자 이야기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개인적으로 리허설을 100%할 수는 없겠더라. 거기서 70~80%하면 더 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모니터를 하면 장기 훈수 두듯이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때는 집중을 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웅에 대해 "집중한 건 해웅이 많은 국민들과 대중들, 지역구 사람들을 위해서 애쓰는 모습은 당연한 것"이라며 "권력이 몰려가면서 변해간다. 하지만 기질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가는 것 같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순태라는 거대한 권력의 터치가 오면 좌절하겠지만, 해웅은 개긴다. 나와 비슷한 점은 그런 점이다. 나 역시 지금 다른 일을 하라면 취직도 못 하지 않겠나. 하던 거 하되 뒤로는 갈 수 없으니 더 집중하고 근성을 가지는 게 닮은 것 같다. 더 비슷한 건 강자한테 약하다는 점이다"라고 아내를 간접적으로 언급해 웃어 보였다.
인상 깊은 반전을 남긴 '대외비'의 결말에 대해 "관객을 속여야 하는 지점이 있더라. 그게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잘 끌고 가야 뒷부분에 반전들이 효과적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심리적으로, 자기 속에서 타협을 해야하는 그런 캐릭터들은 분명한 의도가 있어야하기 때문에 어디까지 에너지를 끌고 가야 하는가. 그에 대해 많이 관찰하고 모니터를 하는 지점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산 출신으로 서울토박이인 김무열의 사투리에 대해 "사투리가 크게 좌지우지 문제 될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연습의 양이, 노력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김무열의 사투리에 대해 평했다.
도움을 주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당연히 부산 사람이니 사투리가 아닌 것 같다, 들으면 들킬 것 같다 싶을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했던 것"이라며 "사투리는 도구일 뿐이지 거기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도 본인은 걸리니까 열심히 연습한 것이고 그 결과가 굉장히 훌륭했다. 억지스러운 발음은 없었다. 현지에도 장단, 높낮이 다르게 하는 친구들이 있고 개인의 차이니까 사투리를 잘했다, 잘했다 기준이 필요 없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조진웅은 "집중을 할 수 있는 환경은 무조건 극장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본인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저렇게까지는 하지 말아야지' 라든지. 본인이 주인공의 심리를 잘 따라오게끔 잘 풀어놨다. 그렇기 때문에 본질의 모습도 느껴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간만에 웰메이드 작품이 나온 것 같아 추천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대외비'는 오는 3월 1일 극장 개봉한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