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음악감독 정재일이 영화 '기생충'을 작업하며 겪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천재와 싸워 이기는 법'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정재일 음악감독이 봉준호 감독과 작업하게 된 계기를 밝힌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유재석은 '기생충'에 대해 "어떻게 음악 감독을 맡게 되신 건지"라며 질문했고, 정재일 음악감독은 "봉준호 감독님의 전작 '옥자'를 같이 했었다. 봉준호 감독님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작품이다"라며 고백했다.
유재석은 "봉 감독님이 여러 가지 어려운 요구도 많이 하셨다더라"라며 궁금해했고, 정재일 음악감독은 "'옥자'를 만들 때 인상 깊었던 말씀은 '우리 음악은 걸어가다 깡통이 발에 차이는 느낌이어야 한다. 우아한 척 걸음을 걷다가도 갑자기 깡통이 발에 치여서 넘어졌다. 우리 음악은 그렇게 이상해야 한다'"라며 회상했다.
정재일 음악감독은 "발칸반도 집시 음악이 어울리지 않을까. 촌스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지만 슬프기도 한"이라며 귀띔했다.
또 정재일 음악감독은 '기생충' 메인 테마 OST '믿음의 벨트' 작업 당시 봉준호 감독에게 7번 퇴짜를 맞았다고. 정재일 음악감독은 "가장 중요한 디렉션은 영화가 한 단계 도약하는 부분이기도 하지 않냐. 우아한 바로크 스타일의 형식을 취하되 뭔가 어딘가 어설프고 가짜 같고"라며 털어놨다.
유재석은 "뭔가 불안함도 있다"라며 맞장구쳤고, 정재일 음악감독은 "그렇다. 사기꾼들이니까. 복잡 미묘한. 감독님 음악에는 모든 신마다 모든 감정이 레이어드 돼있는 것 같다. 제가 능숙하게 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까 그 정도 퇴짜는 받는다. 6~7번 퇴짜는 괜찮은데 이게 8분짜리 곡이어서 힘들었다"라며 설명했다.
유재석은 "봉준호 감독님이 한 인터뷰에서 정재일 감독님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정재일은 지구상에서 가장 섬세한 사람. 정재일은 음악 감독으로서 제가 원하는 걸 다해줍니다. 그럼 된 거 아닌가요?'였다. 이거보다 더한 칭찬이 있냐. 천재가 인정한 천재 아니냐"라며 전했다.
정재일 음악감독은 "천재라기보다 근면하다. 그런 뜻이 더 있지 않았을까 싶다. 섬세한 면은 봉 감독님이 저보다 천 배는 섬세하시기 때문에. 하나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몇 백 명이 노력하고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간다. 당연히 까다로울 수밖에 없고 엄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한 번도 언성을 높이는 걸 본 적이 없다. 인내심이 7번을 저도 했지만 감독님도 인내하셨기 때문에"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사진 = tvN 방송 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