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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천우희 "촬영 후 비밀번호 다 바꿔…알고리즘도 무섭고 신기"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3.02.22 17:10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천우희가 현실형 스릴러로 돌아왔다.

22일 오전 11시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감독 김태준)에 출연한 천우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현실 밀착 스릴러다.

천우희는 극 중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후 사건에 휘말리며 일상이 흔들리는 나미를 연기했다. 



천우희는 작품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대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핸드폰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때 우리는 극한의 불안감을 느끼지 않나"라며 운을 띄웠다. 

이어 "기계일 뿐인데 어느 순간부터 거의 자기 자신과 동일화하게 된다. 모든 걸 소통하고 모든 신용 정보가 있다 보니까.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가 핸드폰 빌려달라고 할 때 침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현실적인 공포가 흥미로웠다. 나미라는 인물도 꽤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왜냐면 평범한 직장을 다니는 나미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주도적으로 해결해가려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기적으로도 초반에는 생활 연기를 보여줄 수 있고, 후반부에는 극적인 감정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게 다채로워 보였다. 연기하는 재미도 찾을 수 있겠더라"며 덧붙였다.



천우희는 실제로 핸드폰을 잘 챙기냐는 질문에 "잃어버릴 뻔한 적이 있다. 생각보다 덜렁거려서 두고 다닐 때가 많다. 고맙게도 현장에서는 매니저, 스태프가 있어 찾아준다. 물건을 소중히 여김에도 불구하고 떼려야 뗄 수 없게끔 손에 쥐고 살면서도 덜렁거린다"며 웃었다.

이어 "촬영 후 불안감이 더 생긴 것 같다. 예전에는 옆에서 볼까 봐 정도의 불편함 정도였지, 내 것들이 다 도용당하고 주변 관계를 끊는 등 이렇게 극한으로 생각하지는 않지 않나"라며 "경각심이 들었다. 비밀번호를 다 바꿨다. 자주 바꾸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당부했다.

그는 자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메신저로 가족과 이야기 제일 많이 하고, 동기부여, 오늘의 명언을 보내주는 앱을 사용한다. 소름 돋는 게 알고리즘에 의거해서 나오는지, 감정 상태를 말하면 그와 연관된 정확하게 뜬다"며 신기해했다. 

이어 "알고리즘 신기하지만 무섭다고 다른 현장에서 배우들끼리 이야기한 적 있는데, 한 배우는 고맙게 생각한다. 내 정보야 이미 다 팔렸을 것이고, 내가 힘 안 들이고 관심사를 볼 수 있는 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해서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며 웃었다.



또한 작품의 결말에 대해 "한국 정서에 맞냐는 의견이 분분했는데, 이 작품에서 마지막 엔딩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볼 때 소극적인 인물을 보면 '나라면 저렇게 안할 것 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개연성을 위해 나미의 SNS에 관련한 사진을 넣어두기도 했다. 다시 한 번 봐달라"고 말했다. 

천우희는 김태준 감독의 디테일에 "감독이 만났을 때부터 정말 준비를 많이 했구나 느꼈다. 촬영 전 콘티가 완성된 작품을 많이 못봤는데, 콘티를 주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그림과 방향성을 말해줬다"라며 연신 감탄했다. 

이어 "나를 캐스팅 하기 전에 수집과 정보력이 엄청나더라. 작품에서 잠깐 흘러가는 사진 중 실제 내 사진이 많다. 김예원을 친구 역할로 캐스팅한 것도 연출적으로 스며들게끔 노력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과 소통을 제일 많이 했고 성향도 맞았다. 조용하면서도 진중하면서 준비성이 철저하다 보니 신뢰로 돌아왔다. 좋았던 건 연출부 생활을 하면서 해왔던 스태프들, 나와도 작품이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반갑기도 하고 편안하기도 하고 그 현장이 즐겁고 협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현장을 회상했다.



자신과 나미가 많이 맞닿아 있다고 이야기한 천우희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려고 하는 부분이 닮았다. 내 스스로도 나미라는 인물과 나와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에, 보는 시청자도 조금 더 이 인물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평범한 인물인데 처음으로 겪게 되는 인생이 뒤흔들릴 만한 사건을 마주하고 해결하는 게 힘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처음 작품을 본 사람들이 '천우희는 세서 다 이길 것 같아'라고 생각하면 안 되니까"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사건 스토리와 나미라는 인물이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보는 이로 하여금 나미의 입장으로 최대한 인도하는 게 내 몫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쁘지 않게 나미로서는 인물을 잘 표현한 것 같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30대 후반을 넘어가는 천우희는 "체력이 많이 떨어져 마음이 아프더라. 예전에는 정신력으로 밀어붙였는데 요즘은 잘 안먹히네 싶다. 그래서 마음이 좀 서글프기도 하다"며 "서른넷 넘으니까 확 오더라. 재작년에는 거울을 보는데 '나 너무 갔지?' 하고 물어보기도 했다. 엄마가 빤히 보더니 쉬어서 그렇다고 하더라. 이제는 좋은 것 챙겨 먹고 기를 쓰고 몸을 챙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넷플릭스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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