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판타G스팟'(감독 이윤아)에 출연한 배우 연지가 촬영 직전 노출 수위가 올라간 것을 폭로했다가 파장이 커지자 해명에 나선 가운데, 제작진이 '갑질 의혹'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20일 연지는 자신의 브런치에 '간밤의 이슈에 작은 해명글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업로드했다.
그는 "간밤에 조용했던 제 인스타와 브런치 알림이 자주 뜨더라. 무슨 일인가 했더니, 일전에 제가 참여한 작품에 대해 썼던 글이 다른 커뮤니티로 옮겨진 거더라. 그런데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이렇게 글을 남긴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는 저의 선택으로 노출이 있는 작품에 참여했고, 그 선택에 후회가 없다. 그러니 제 글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이가 없게 해달라. 열심히 참여한 작품에 누가 될까 염려돼 해당 글은 삭제했다. 부탁드린다. 주시는 응원 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연지는 '내가 노출을 한다면 날 '벗는 배우'로만 생각할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해당 글을 통해 제작진이 촬영을 코앞에 두고 노출 수위를 올렸다고 밝혔다. 원래는 속옷까지만 노출하기로 했지만, 감독이 갑자기 상반신부터 엉덩이까지 노출할 것을 지시했다고 털어놓으며 동시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캐스팅 교체가 이뤄질 것임을 밝혔다고.
연지는 "'하고 싶다'와 '하고 싶지 않다'는 양가감정이 교차했다.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옷을 다 벗는다는 부끄러움은 때문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두고두고 볼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도 아니다. '이 베드신을 찍고 나서 벗는 역할만 들어오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그는 "그럼에도 하고 싶다는 생각의 뒤편에는 '상업 드라마에서 한 에피소드의 주인공이잖아. 언제까지 단역만 할 거야'라는 한 계단이라도 올라가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며 제작진과 최종 합의 후 노출신을 찍기로 했다고.
다행히 촬영 때는 "현장 사람들이 젠틀 그 자체였다. 모두가 나를 배려함이 느껴졌다"면서도 "그런데 왜 이리도 기분이 가라앉을까. 하루종일 붕 떠있다가도 말이다"라고 전했다.
연지는 해당 글에서 작품의 제목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공개 플랫폼이 어디인지는 언급하면서 해당 작품이 '판타G스팟'임이 드러나게 됐다. 이와 함께 해당 내용이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자 연지가 직접 해명에 나선 것.
하지만 연지의 해명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연지가 앞서 올린 글에서도 노출에 대한 부끄러움보다는 노출이 있는 배역이 몰릴 것을 우려했다는 점이 부각되는데, 정작 그의 해명에는 노출이 결정된 것에 제작진의 위계에 의한 '갑질'이 있었는지에 대한 부분이 빠져있기 때문.
실제로 그는 앞서 올렸던 글에서 캐스팅 디렉터가 "(노출이) 안되면 배우 캐스팅 교체하겠단다"고 언급했는데, 이 구절로 인해 연지의 글이 제작진의 갑질 의혹으로 번졌던 것.
해당 글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던 부분에 대한 해명이 전혀 없는 상태로 제작진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 연지가 입장을 번복한 것이 큰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당초 '판타G스팟'의 연출을 맡았던 이윤아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이런 드라마가 우리나라에 많이 없다. 그래서 더 하고 싶었다"면서 "여성 작가와 감독의 하는 성 이야기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제대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무리 의미있는 작품을 연출하려고 했더라도, 배우의 캐스팅 과정, 촬영 과정에 있어 '갑질'이 있었다면 작품의 의미는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제작진이 '갑질 의혹'에 침묵하는 것이 정말 갑질이 있었기 때문인 건지, 아니면 이게 문제가 될 거라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느 쪽이든 이들의 대응은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사진= 연지, 쿠팡플레이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