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시절 손흥민과 함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극장을 만들어 냈던 '사자왕' 페르난도 요렌테(38)가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영국 매체 비인스포츠는 17일(한국시간) "유벤투스,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뛰었던 스페인 공격수 요렌테는 38세 나이로 축구계에서 은퇴했다"라고 보도했다.
요렌테는 지난 시즌까지 SD에이바르에서 뛰었지만 지난해 6월 30일 계약이 만료되면서 무직 상태가 됐다. 무직 상태가 된 요렌테는 이후 새로운 행선지를 찾지 못하면서 결국 축구화를 벗기로 결정했다.
매체는 "요렌테는 최근 TV프로그램인 '무비스타 플러스'에 나와 공식적으로 축구계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요렌테는 방송에서 "에이바르를 떠난 후 8개월 동안 소속팀이 없었지만 행복하다. 이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축구 대신 패들(라켓 스포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아틀레틱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요렌테는 사자를 연상시키는듯한 특유의 헤어스타일로 '사자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스페인 축구대표팀에 승선해 월드컵 우승에 일조하기도 했다.
빌바오 이후 요렌테는 유벤투스, 세비야, 스완지 시티를 거쳐 2017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했다.
토트넘에서 2년간 65경기 13골 6도움이라는 다소 저조한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지만 2018/19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손흥민과 함께 엄청난 활약을 펼치면서 토트넘 팬들 기억에 깊이 각인됐다.
당시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만났다. 홈에서 열렸던 1차전은 손흥민의 결승골에 힙입어 토트넘인 1-0 승리를 거뒀다.
한 골 리드한 채 2차전 원정 경기에 임한 토트넘은 손흥민이 멀티골을 터트렸음에도 4골을 실점하면서 합산 스코어 3-4로 탈락 위기에 처했다. 이때 토트넘을 구해준 게 요렌테였다.
요렌테는 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성공 시키며 합산 스코어를 4-4 동점으로 만들었다. 동점이지만 원정 다득점 규정에 따라 토트넘이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요렌테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요렌테의 활약은 준결승에서도 이어졌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네덜란드 아약스를 만난 토트넘은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합산 스코어 0-3으로 뒤지며 또다시 탈락 위기를 맞이했다.
이때 요렌테는 후반전에 교체 투입돼 큰 키로 제공권을 제압해 아약스 수비진의 균열을 일으켜 루카스 모우라의 해트트릭을 만들어 냈다.
합산 스코어 3-3이 됐지만 또 한 번 원정 다득점 규정에 따라 승리하면서 토트넘은 클럽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