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피겨 퀸' 김연아는 숨은 '일타 강사'였다.
이해인(세화여고)은 2023 ISU(국제빙상연맹) 피겨 4대륙선수권 여자 싱글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고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우승 이면에 김연아의 조언이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김연아가 이번 대회 앞두고 훈련하던 이해인을 찾은 뒤 프로그램 강약 조절 등을 지적한 것이다.
이해인은 "내가 처음부터 너무 힘이 넘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김)연아 언니로부터 강약 조절을 좀 더 잘하면 프로그램이 한결 나아져 보일 거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시선이 너무 정확하지 않다는 조언도 (김연아가)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현역 시절 에술성과 표현력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김연아의 '내공 쌓인 어드바이스'였다.
레전드의 한 마디 한 마디를 새겨 들은 이해인은 특히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프로그램에 성공한 것은 물론 더욱 완성도 넘치는 연기로 뒤집기 우승을 이룩했다.
사실 김연아는 겉으로 활동하지 않을 뿐, 후배들에게 값진 조언을 적지 않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대표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낸 뒤 "연아 언니"를 얘기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지난 2017년 1월 피겨에선 국내 최고 무대인 종합선수권에서 중학생 신분으로 우승했던 임은수는 정상에 오른 뒤 "훈련할 때 (김)연아 언니가 많이 도와줘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펜스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데, (김)연아 언니가 그런 경험에 관해 조언을 해줬다. 이 것 말고도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워한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 NHK트로피에서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시니어 그랑프리 여자 싱글 우승을 차지하고, 이번 4대륙선수권에서 이해인 뒤를 이어 준우승한 김예림도 김연아와의 대화가 큰 힘이 된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김연아가 태릉선수촌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찾는데 그 때마다 후배들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조언해주는 것이 실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였다.
대표급 선수들만 '일타 강사' 김연아 수혜를 받은 것은 아니다.
김연아는 지난달 '2018 평창기념재단'이 개최한 플레이윈터 피겨 아카데미'에서 일일 강사로 나섰다.
초·중급반 40명의 피겨 꿈나무들이 김연아 설명을 듣고 시범을 하면서 기술은 물론 피겨 선수로 대성하고픈 꿈을 키웠다. 미래의 국가대표들과도 호흡하고 있는 것이다.
'연아 키즈'의 메달 속에 '연아'가 있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2018 평창기념재단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