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 "'일타' 전도연, 후배들 가야할 길…비혼주의 NO"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연애대전' 김옥빈이 배우로서의 목표에 대해 언급했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감독 김정권) 김옥빈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연애대전'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와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가 전쟁 같은 사랑을 겪으며 치유받는 로맨틱 코미디다.

이날 김옥빈은 자신이 맡은 여미란에 대해 "저와 닮은 점이 많다.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점이 특히 닮았다"면서 "미란이가 가부장적인 분위기에서 자라서 오빠한테 억눌려있는 부분이 있지 않나. 저도 어렸을 때 할머니와 아빠가 선머슴처럼 뛰어다니지 말고 조심히 다니라고 했었다. 처음에는 작가님께 '혹시 저를 참고해 만든 캐릭터인가요?'라고 물어볼 정도였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첫 로코에 도전한 소감에 대해 "처음에는 잘 할 수 있을까 겁이 났다. 저와 굉장히 비슷한 캐릭터여서 잘 할 수 있을 거 같으면서도 시청자분들께 어색하게 보일까봐 걱정했다"면서 "아직 반응을 더 봐야겠지만, 주변 친구들은 괜찮다고 하고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금 더 빨리 도전해볼 걸 후회하긴 했다. 처음엔 낯간지러운 게 싫어서 멀리했는데, 막상 하고 보니까 괜히 그랬네 싶더라. 이젠 중년의 사랑을 해야하다보니 좀 더 어리고 젊을 때 많이 해볼걸 싶었다"고 아쉬워했다.

극중 등장하는 회식 장면에 대해서는 "그 씬을 위해서 진짜 연습 많이 했다. 집에서 혼자 카메라 켜놓고 2주간 '보랏빛 향기'와 '마법소녀'를 연습했는데, 드라마에서는 많이 안 나왔다"며 웃었다.

그는 "'마법소녀'도 주변에서 추천받아서 고르고 고른 곡. 가사가 되게 간지럽지 않나. 한 친구가 '네가 이걸 추는 걸 상상하니까 엄청 웃음이 난다'고 해서 선택하고 연습했다. 그런데 '내가 제일 잘 나가'도 그렇고, 많이 연습한 거에 비해서 조금 나와서 아쉽다. (웃음) 그래서 혼자 메이킹 장면을 SNS에 올리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옥빈은 극중 엄청난 액션씬들을 직접 소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그 정도 액션씬은 현장에서 배워도 된다. 액션스쿨을 안 가도 될 정도"라면서 "무술 감독님이 굉장히 컷을 코믹하게 구성을 잘 해오셔서 그동안의 액션과는 달랐다. 체력적 소모가 덜했고, 코미디에 맞는 센스를 가지고 찍어야 했어서 새롭게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텀블링을 못해서 그건 대역이 있었지만 거의 다 직접 제가 찍었다. 오토바이 씬도 운전하는 장면을 제외하면 제가 다 했다"고 덧붙였다.

함께 호흡을 맞춘 유태오에 대해서는 "항상 만날 때마다 의외의 연기를 하는 배우였어서 정말 신기한 배우다. 연기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가 정말 진지하다. 어떤 씬을 준비할 때도 뻔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저도 상상 못했는데, '그게 뭐야' 하고 물어보면 '이렇게도 해보고 싶었어' 하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배우다. 그래서 친구처럼 재밌게 잘 놀았던 거 같다. 경직됨이 없어서 호흡 맞추기 편안하고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케미 점수로 100점을 주고 싶다고 밝힌 김옥빈은 "현장에서 장난치고 싶게 만든 배우는 처음이었다. 촬영 끝나고도 웃긴 짤 같은 게 있으면 서로 보낸다. 개그 코드가 잘 맞는다"고 전했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장면에 대해서는 "남강호가 집에서 액션 파트너를 해달라고 할 때 때리는 장면과 체육관에서 남강호에 대해 오해하고 때리는 장면"이라고 말한 뒤 "대본을 보면서 어떤 로코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을 이렇게 개 패듯이 팰까 싶어서 너무 웃겼다. 그래서 그 장면들을 힘줘서 촬영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가장 연기하기 힘들었던 장면은 뭐였을까. 김옥빈은 "후반부에 남강호(유태오 분)와 사랑이 싹터서 관계가 진전됐을 때 애교부리는 게 어색하고 힘들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실제로는 제가 보기와는 다르게 애교가 많다. 그런데 한정된 애교라고 해야할까. 저는 연애를 할 때 리드하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라 '내 말을 들어주면 좋겠다. 하지만 난 애교쟁이' 하는 느낌"이라고 말한 뒤 "상대를 따라가는 입장에서 애교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애교를 부려준다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등장하는 남혐, 여혐 키워드에 대해서 그는 "이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장르에서도 그렇고 서로 오해와 선입견에서 비롯된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 알게 되고 이해하며 변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입을 연 뒤 "남강호가 여자, 여미란에 가진 선입견, 여미란이 남성에게 가진 선입견이 엔딩에서 스무스하게 해결되는 게 좋았던 것 같다. 미란이는 남자들의 우정을 알게 됐고, 강호는 여자에 대한 불신을 없애지 않았나"라고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미란이가 비혼주의자라고 하는데, 강호가 밀어붙였으면 결혼했을 거 같다. 비혼주의라고 하던 친구들도 확신을 갖게 되면 결혼을 하는 거 같더라"면서 "저는 결혼을 하고 싶다. 예쁜 아이를 낳고 잘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타스캔들'에 빠져있다고 밝힌 김옥빈은 "어제 방송분을 못 봤다. 고백하고 그 다음에 어떻게 됐느냐고 계속 물어봤었다"며 "요즘 너무 사랑스러워서 빠져 있다. 전도연 선배와 친분은 전혀 없지만, 선배님으로 존경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도연이 나이를 뛰어넘는 도전을 하면서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연애대전'을 통해) 제게도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사람들에게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다. 제가 느끼기에도 그동안 한정된 이미지에만 갇혀 있던 것 같아서 제가 느끼는 저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타 스캔들'을 보면서 선배님이 너무 사랑스럽고, 후배들이 가야할 길을 보여주신 거 같아서 좋았다. 나이에 상관이 없이 어떤 역할이든 사랑받을 수 있고, 저 나이에도 장르 물분 넘나들며 대대적인 활약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옥빈은 "예전에는 더 나이가 들면 역할도 다 누군가의 엄마로 한정이 되고, 작품을 보는 폭이 좁아지지 않을까 그런 우려를 갖고 있었다"면서 "윤여정 선배님도 '미나리'를 통해 전성기를 맞이하시는 걸 보고 예전엔 두려워했던 것들이 지금은 선명해지는 느낌이 있어서 너무 좋다.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점점 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잘 어울린다고만 해주셨으면 좋겠다. 로코퀸도 좋지만, 액션퀸이라는 수식어가 더 좋다. 요즘 하루하루 몸이 다른 느낌이라서 더 나이 들기 전에 (액션물을) 더 많이 하고 싶다"고 답했다.

사진= 넷플릭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