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지금껏 부드럽고 감미로운 창법의 발라더로서 이미지가 강했던 모세에게 '불타는 트롯맨' 도전, 트로트 가수로서 변신의 의미는 컸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춘길(모세)는 MBN '불타는 트롯맨' 출연하기까지 고민과 경연 비하인드 등을 나눴다.
대중의 기억 속 '사랑인걸'을 부른 발라드 가수로 자리잡은지 어언 20년. 아무리 노력해도 '사랑인걸'을 뛰어넘을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한 것도 여러 번이었다는 모세. 가수 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들고, 노래를 부르는 것마저 부담스럽고 스트레스가 생길 정도였단다.
"가수 데뷔 때부터 저에 대한 시선은 부정적이었어요.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아니고, 얼굴이 잘 생긴 것도 아니니까요. 데뷔 후에는 곡 하나 잘 만났단 말을 듣고, 세월 지나니까 '한물갔다'는 말을 들었어요. 저도 이런 말들 들으면 화도 나고 울기도 많이 울었는데, 항상 그랬기 때문에 이제는 내려놓았어요."
"항상 뻔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큰 스트레스였어요. 무대에 오르면 또 '사랑인걸'을 부를 거란 생각에 환호조차 나오지 않으니까 점점 무대가 무서워지기까지 했죠. 그런데 '불타는 트롯맨' 덕분에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바뀌었어요. 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깨지고, 긍정적으로 재평가받는 느낌이 들어요."
'불타는 트롯맨' 첫 등장만으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그는 기대 이상의 트로트 실력으로 화제를 불러모았다. 누구나 아는 모세라는 활동명을 버리고, 아버지의 이름을 딴 '춘길'을 예명으로 내세운 그의 도전은 많은 이들의 응원과 격려 속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예선 무대 때 현장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저를 몰랐던 분들은 알아보고 깜짝 놀라고, 첫 소절에 또 한 번 놀라셨죠. 그때 느꼈어요. '불타는 트롯맨'을 통해 승부수를 볼 수 있겠다 기대감이 생겼어요."
"항상 위축되어 있던 제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시간이었어요. 담당 작가님들이 본인의 일처럼 늘 함께 고민해주셨죠. 덕분에 용기도 많이 얻었어요. 물론 더 많이 올라갔다면 좋았겠지만, 충분히 많은 것을 얻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불타는 트롯맨'을 통해 트로트 가수로 활동 영역을 넓힌 춘길이지만, '전향'의 의미는 아니라는 그다. 발라드, 힙합, 록 등 트로트 역시 여러 음악 장르 중 하나일뿐 대중 가수로서 다양한 음악적 장르의 시도는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건방지게 들릴 수 있지만 '전향 가수'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싶어요. 트로트 가수로 전향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중 가수가 어떤 장르만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요? 무슨 장르든 모세만의 감성으로 부른다면 하나의 장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경연 무대에서 보여준 춘길만의 트로트 역시 깊고 묵직한 감성 보이스가 주를 이루며 진한 여운을 더했다. 이를 통해 '발라드 트로트'의 새로운 획이라는 칭찬이 쏟아졌고, 춘길만의 새로운 트로트가 탄생했다는 평도 나왔다.
"트로트 장르라고 해서 기교만 과하게 채워 넣을 필요는 없어요. 어떤 장르든 노래가 가진 색깔이 있고, 가사에 담긴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춘길만의 트로트가 가진 무기는 '밀당'이에요. 잔잔하게 힘을 빼기도 하고, 강하게 치고 올라가기도 하죠. 저도 무작정 꺾으려고만 연습한 적이 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밀당'이 중요했어요. 각 장르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지 않을까요?"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개인 채널, MBN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