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과정에 집중했다."
과정에 몰두하니 결과가 따라왔다.
피겨 여자싱글에서 김연아 이후 14년 만에 한국에 4대륙선수권 금메달을 따낸 이해인(세화여고)은 프리스케이팅에서의 클린 기억을 되살려 다음 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성적 낼 것을 약속했다.
이해인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3 ISU 피겨 4대륙선수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4.96점, 예술점수(PCS) 66.75점으로 합계 141.71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9.13점을 찍었던 그는 이날 프리스케이팅 점수까지 합쳐 210.84점으로 우승했다.
특히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6위에 그쳤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한 번의 실수 없이 13차례 연기를 모두 해내는 클린 프로그램으로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지난해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이 대회 은메달리스트였던 이해인은 이번 금메달을 통해 2009년 밴쿠버 대회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이 대회 여자 싱글에서 정상에 오른 한국 스케이터가 됐다.
4대륙선수권은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한국 선수들에겐 세계선수권대회 다음으로 권위를 인정받는다.
기적 같은 뒤집기 드라마를 펼친 이해인은 소속사 올댓스포츠를 통해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에 임했다"며 "쇼트프로그램에서의 아쉬운 점들을 빨리 잊고 프리스케이팅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보여드려서 정말 기쁘고 값진 메달이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 남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도록 즐겁게 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동메달에 이어 올해 은메달을 차지한 김예림도 비록 쇼트프로그램 1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으나 순위가 한 칸 오른 것에 만족을 표시했다.
김예림은 "지난해 동메달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는데,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클린 연기가 목표였다. 마지막 실수가 조금 아쉽긴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 3월 세계선수권에서는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4대륙선수권에서 한국 여자 피겨의 진면목을 유감 없이 발휘한 이해인과 김예림은 14일 귀국한다.
이후 다시 훈련에 돌입, 다음달 20~26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피겨 세계선수권 나서 2013년 김연아(금메달) 이후 첫 여자 싱글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사진=올댓스포츠,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