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인턴기자)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이 TV 중계권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에서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제외시켰다.
스페인 매체 '보스 포풀리'는 9일(한국시간) "테바스 회장은 라리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회의에서 바르셀로나와 레알을 제외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라리가와 두 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테바스 회장은 중계권 사업 관련 결정을 내리는 회의에서 그들의 제외를 결정했다. 그는 다국적 컨설팅 기업 KPMG와 스페인 법률 회사의 지원을 받아 이런 선택을 했다"라고 전했다.
테바스 회장의 극단적인 결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 원인은 바로 바르셀로나와 레알의 지속적인 슈퍼리그 참여 의사다.
지난 2021년 코로나로 유럽 빅클럽들이 재정적인 타격을 입으며 출범을 시도했던 슈퍼리그는 빅클럽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리그를 운영하고자 했던 계획이다.
발표 당시 엄청난 상금과 유럽을 대표하는 팀들 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지만, 이는 곧바로 각종 단체와 유럽 현지 팬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하지만 슈퍼리그를 꿈꾸는 자들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2021년 당시 팬들의 반발로 대부분 팀이 슈퍼리그 계획에서 탈퇴했지만, 레알, 바르셀로나, 유벤투스는 해당 계획에 남았고 현재까지도 슈퍼리그 추진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런 가운데 슈퍼리그 출범을 주도한 ‘A22’사가 지난 1일 UEFA(유럽축구연맹)와 FIFA(국제축구연맹)에 제기한 징계 금지 가처분 소송에 승소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스페인 법원이 슈퍼리그 참여 구단에 징계를 내릴 수 없다는 판결을 하며, UEFA와 FIFA는 올해 말 유럽 사법 재판소의 판결 전까지 슈퍼리그에 어떠한 대처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해당 판결로 슈퍼리그 창설에 대한 일차적인 걸림돌이 사라지자 A22의 베른트 라이차르트 CEO는 최근 새로운 슈퍼리그 계획을 공개했다.
새롭게 공개된 계획은 최대 80개 팀이 참가하는 형식으로 변경되었으며, 각 팀은 최소 14경기를 보장받는다. 새 슈퍼리그는 영구적인 회원들이 중심이었던 기존 계획과 달리 경기력만을 기반으로 할 예정이다.
달라진 계획에도 라리가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라리가 사무국은 “능력주의적인 경쟁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슈퍼리그 이면에는 여전히 이기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이며, 탐욕적인 프로젝트가 남아있다. 그들의 말에 속아서는 안 된다”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후 새로운 계획과 함께 바르셀로나와 레알이 슈퍼리그 부활을 시도하자 라리가 중계권 회의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테바스 회장은 슈퍼리그 창설 당시부터 슈퍼리그로 인해 라리가가 겪게 될 중계권 가치 하락에 대해 부정적이다.
보스 포풀리 보도에 따르면 KPMG는 바르셀로나와 레알이 슈퍼리그에 참여할 경우 참여하지 않는 라리가 구단들의 중계권 가치를 심각하게 해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국제적으로 따졌을 때 중계권료가 25% 수준 감소할 수 있는 사안으로 라리가도 재정적인 부분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편 바르셀로나와 레알도 테바스 회장의 결정을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매체 ‘엘 페리오디코 데 에스파냐’는 “바르셀로나와 레알은 그들의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이해, 마드리드 법원에 소송을 진행했다”라고 보도하며 라리가와 두 팀 간의 치열한 이권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진=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