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아이브, 뉴진스, 르세라핌까지 걸그룹들이 가요 시상식을 휩쓸었던 2022년, 남자 신인 그룹들의 활약은 미미했다. 그러나 올해는 연초부터 각종 서바이벌이 동시 진행되는 것은 물론, 컴백까지 몰렸다. ‘보이그룹 부흥기’를 위한 ‘판’이 깔린 2023년, 보이그룹 대전은 어떤 양상을 보일까.
2022 멜론뮤직어워드에서는 아이브와 뉴진스, 제37회 골든디스크 어워즈에서는 뉴진스, 르세라핌, 아이브가 신인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걸그룹들이 서로 시너지를 내며 신인상을 나눠가졌지만, 이들에 비하면 신인 보이그룹들의 성적표는 아쉬웠다.
이에 앞서 (여자)아이들, 있지, 에스파 등 4세대 초기 주자들도 진작에 음원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며 대중성을 확보했다. 보이그룹들은 남다른 음반 판매량과 해외 투어 규모를 자랑했지만 국내 대중성의 지표가 되는 ‘음원차트’ 앞에선 작아졌다.
이들은 분명 음반을 수십, 수백만 장씩 팔고 매 컴백 때마다 해외차트에서 이름을 날린다. 투어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최근 미국 음악데이터 집계 회사 루미네이트가 발표한 ‘2022년 연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 톱10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트레이키즈, 엔하이픈 등 4세대 보이그룹들의 이름이 자리하기도 했다.
실로 막강한 영향력인데, 국내 대중은 잘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글로벌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국내 인지도’에는 목이 마르다. 이미 대중성을 확보한 걸그룹들 역시 해외차트에서 호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 다만 음반 판매량이 ‘압도적’인 만큼, 이 부분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반 수출액은 약 2억3311만 달러(한화 약 2881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세대 보이그룹들의 글로벌한 활약은 ‘K팝’ 전성기와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로 인해 보다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덕분일까, 최근 컴백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신곡은 멜론 차트에서 최고 순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 역시 2023년을 “음반 경쟁이 과열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레이키즈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이 더블밀리언셀러 명단에 추가되면서 톱 보이그룹의 기준이 상향됐다. 보이그룹 전체적으로도 음반 판매량이 상승 추세에 있다”며 더 높아질 음반 판매량에 대비해 친환경 소재 음반 제작에 대한 고민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더욱이 ‘4세대 신인 보이그룹’ 대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 관계자는 “신인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예정된 보이그룹 서바이벌도 많고, 이와 무관하게 신인그룹을 준비하는 기획사도 많다”며 올해 ‘보이그룹’ 대전이 더 기대되는 이유를 꼽았다.
지난 2일에는 Mnet ‘보이즈 플래닛’이 보이그룹 서바이벌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15일에는 JTBC ‘피크타임’, 오는 3월엔 MBC ‘소년 판타지 – 방과후 설렘 시즌2’까지 줄줄이 방송이 예정돼 있다. 뿐만 아니라 에이티즈의 KQ엔터테인먼트도 새 신인을 선보이기 위해 예열 중이다. 여기에 지코가 수장으로 있는 KOZ엔터테인먼트, 세븐틴이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등 하이브까지 새 보이그룹 론칭을 예고하며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아직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지만 이제 막 날개짓을 시작한 ‘4세대 신인 보이그룹’들도 승기를 선점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싸이 왕국 피네이션의 첫 번째 아이돌 TNX는 오는 15일 두 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하고 신인 보이그룹 중 올해 가장 먼저 컴백 활동에 나선다.
이와 관련 TNX는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과 음악으로 좀 더 많은 분들과 감정적인 교류를 하고 싶다. 음악과 스테이지, 퍼포먼스에 대한 열정이 K팝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닿고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며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TNX 측 관계자 역시 “2023년도에는 다수의 앨범과 새로운 콘셉트, 다양한 스토리로 THX(팬덤 명)를 비롯한 글로벌 K팝 팬들을 만날 계획”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기회가 적었던 오프라인 콘텐츠들도 기획 중”이라고 올해의 활동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걸그룹이 휩쓴 2022년에 이어 2023년, 보이그룹을 위한 ‘판’이 깔렸다. K팝 전성기와 맞물려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 중인 4세대 보이그룹 대표 주자들과, 열심히 예열 중인 차세대 주자들이 새로운 부흥기를 이끌 수 있을지는 눈여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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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