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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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롯데, '애니코리'의 명암

기사입력 2011.05.16 14:16 / 기사수정 2011.05.16 14:17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요즘 롯데 코리(38)는 '홍길동'이라 칭할 만 하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 마운드에 오르기 때문이다. 양승호 감독에게 매일 등판할 수 있다고 말해온 건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일화. 실제로 고원준과 사실상의 보직 교대를 시행한 후 롯데는 매우 잘나가고 있다. 5월 9승 3패로 전체 1위다. 코리의 공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 안에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명암이 교차한다.

▲ 불펜 마당쇠

코리가 불펜으로 본격 이동한 지난 3일 이후 롯데는 15일 사직 KIA전까지 11경기를 치러 8승 3패를 기록했다. 코리는 이 사이 무려 7경기서 모습을 드러냈다. 잠깐 던지다 내려가지도 않았다. 7경기 중 4경기서 1이닝 이상을 소화, 1승 2세이브 1홀드를 수확했고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2.31로 준수하다. 심지어 6일 잠실 두산전서는 4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듭지으며 효과 세이브를 기록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점수 차와 리드 시점에 관계없이 승산이 있는 경기서 감독이 부르는대로 꾸준히 나오는 '애니코리'다.

실제로 롯데는 코리가 불펜에서 홍길동처럼 필요할 때마다 양 감독의 의도를 수행하고 있어 안정적인 승부를 펼치고 있다. 최근 롯데는 경기 중반 이후 타선 집중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는데 이 역시 코리가 불펜에서 중심을 잡아준 영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 롯데는 이 기간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는데 코리가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코리가 불펜에서 마당쇠 역할을 하지 않았더라면 롯데의 5월 대공세는 절대 쉽지 않았을 것이다.

▲ 장기적으로는 '글쎄'

코리의 불펜 전환은 일단 성공적으로 귀결되고 있다. 선발로 돌아선 고원준도 작년 넥센 시절 선발 투수로의 면모를 확실히 되찾았다. 타선도 5월 들어 활화산처럼 터지고 있다. 그러나 11경기 중 무려 7경기나 등판하면서 체력 안배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제아무리 불펜 경력이 많고 몸이 일찍 풀리는 스타일이라고 해도 만 3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

실제로 최근 코리는 불펜 전환 후 6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10일 사직 롯데전서는 3-2로 앞선 8회 1사 2루서 구원 등판해 임경완의 승계주자를 홈인시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9회말 황재균의 끝내기 안타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지만 코리에겐 아찔했던 하루였다. 그리고 15일 사직 KIA전서는 2-0으로 앞선 8회초 2사 이후 이범호 김상현 김주형에게 연속 홈런을 맞아 이정민과 교체되고 말았다. 2-0 리드가 2-3으로 바뀐 것. 다행스럽게도 타자들이 연장 접전 끝 재역전을 일궈내며 두 차례 패전 위기서 코리를 구해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롯데 불펜이 코리가 없으면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리의 불펜 가세로 일견 불펜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또 다른 필승조 임경완(평균자책점 6.75) 김사율(평균자책점 9.53)은 코리가 불펜에 가세한 이후 부진했다. 이정민이 최근 분전해주고 있지만 양 감독으로선 확실한 마무리가 없는 상황 속에서 승부처마다 코리 카드를 뽑아들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적지 않은 나이의 코리가 롯데에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롯데의 불펜 고민은 여전히 해묵은 난제다

[사진=코리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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