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인턴기자) 한국 축구에 '알제리전 참사'를 안긴 주역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모로코 대표팀 감독이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직과 관련해 "한국에서 온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크로아티아 매체인 '나시오날'은 29일 '할릴호지치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맡을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할릴호지치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의 새 국가대표 사령탑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보스니아 매체인 라디오 사라예보는 이날 "한국에서 온 전화를 받았다"라는 할릴호지치 감독의 말을 전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한국 축구 팬들에게 악몽을 선사한 인물로 유명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한국 대표팀을 4-2로 꺾은 알제리 대표팀 감독이 바로 할릴호지치였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은 알제리를 상대로 승리한다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컸지만, 알제리에 전반전에만 3골을 내주는 등 졸전 끝에 참패했다.
한국은 3차전 벨기에와 대결에서도 0-1로 지면서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1무2패로 마감했다. 이후 한국 축구는 쑥대밭이 됐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이끈 알제리는 당시 16강에 올라 독일을 상대로 연장 접전까지 치르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라디오 사라예보와 인터뷰에서 "한국과 통화는 짧게 끝났다"라며 "프로팀에서도 많은 전화가 온다"라고 설명했다. 제안받은 곳이 한국만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뒤 한국 대표팀 감독 후보로도 거론됐던 그는 불같은 성격이 트레이드마크다. 알제리 감독 재임 시절에도 축구협회, 미디어와 불편한 관계였다.
이런 성격 때문인지 할릴호지치는 여러 대표팀 감독을 거쳤지만, 2010년과 2018년, 2022년 등 3차례나 월드컵 본선 직전 경질을 당해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는 코트디부아르 사령탑이었지만 월드컵 개막 4개월 전에 해임됐다.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8년 4월에도 러시아 월드컵 개막 2개월 정도를 남기고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때도 개막을 약 3개월 남긴 8월에 모로코 대표팀 감독 자리에서 쫓겨났다.
이유는 대부분 협회와 불화가 이유였고, 모로코 감독일 때는 하킴 지예시, 누사이르 마즈라위 등의 기용을 두고 협회와 의견 대립을 보였다.
지예시는 할릴호지치 감독이 싫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결국 모로코축구협회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 앞두고 할릴호지치를 경질하고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을 선임했다. 지예시는 대표팀 은퇴를 철회했으며 새 감독 아래서 모로코 대표팀은 아프리카 최초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프랑스 프로팀 감독도 맡는 등 대표팀과 클럽 무대를 두루 경험한 백전노장이다.
하지만 그가 한국에 올 경우,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핵심 선수들과 조화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대한축구협회는 다음달 선임을 목표로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을 물색 중이다.
지금까지 내·외신 보도 등을 통해 호세 보르달라스(59·스페인) 전 발렌시아 감독, 치치(61·브라질) 전 브라질 감독, 토르스텐 핑크(56·독일) 전 함부르크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AFP, EPA/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