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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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참러'가 되고 싶었던 김대경 대행, 별들의 잔치 향하는 무거운 발걸음

기사입력 2023.01.28 21: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김대경 감독 대행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의 위치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2022-2023 시즌 새롭게 부임한 권순찬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순항을 거듭하고 있었다. 지난달 29일 선두 현대건설과의 2022년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승점 동률을 이룰 때만 하더라도 흥국생명의 앞길은 순탄해 보였다. 

하지만 해가 바뀌자마자 흥국생명 구단 고위층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권 감독을 경질하는 논란을 자초했다. 한 경기 감독 대행을 맡았던 이영수 수석코치도 스스로 옷을 벗었다. 후임 사령탑으로 내정됐던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이 프로 복귀를 스스로 포기하면서 흥국생명은 선장 없이 표류할 위기에 몰렸다.

코칭스태프의 수장인 감독과 수석코치가 불과 며칠 사이에 팀을 떠난 상황에서 흥국생명의 잔여 시즌 수습을 맡은 건 김대경 코치였다. 구단 프런트의 수준 미달 행정 처리로 '대행의 대행'이라는 촌극이 빚어졌고 김 코치가 결국 수습의 임무를 떠안았다.

김 대행은 지난 8일 IBK기업은행전부터 25일 KGC인삼공가전까지 5경기 동안 게임 운영을 책임졌다. 자칫 팀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을 수 있었던 위기를 수습하고 3승 2패로 선전하며 현대건설과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25일 KGC전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하면서 선두 현대건설과의 승점 차를 좁히지 못하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하게 됐지만 김 대행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없다. 



김 대행은 지난 25일 KGC전에 앞서 "권 감독님과 이 수석코치님의 지도 아래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시즌 중에도 잘 운영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코치로서 생각했던 것과 대행이지만 감독의 위치에서 해야 하는 부분들이 다르다. V리그 모든 감독님들께 존경을 표하고 싶다. 다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실 것 같은데 대단하시다"고 고충을 우회적으로 토로했다.

최근에는 코치 신분이었다면 해당 사항이 없었을 올스타전 참석까지 고민해야 했다. 올 시즌 V리그 올스타전은 오는 2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00% 관중 입장이 허용된 가운데 이미 6000장이 넘는 티켓이 모두 팔려나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3라운드 기준 1, 2위팀 감독이 각각 M-스타, Z-스타팀 일일 사령탑을 맡도록 했다. 김 대행은 올스타전 불참을 위해 KOVO에 별도 문의까지 했지만 결국 선수들과 함께하게 됐다.

김 대행은 "내가 올스타전에 안 갈 수 있는 방법이 달리 없다고 하더라.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정규리그 경기보다는 더 부담이 되지 않는다. 시즌이 훨씬 더 중요하고 선수들이 이기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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