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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모의고사 만점'…권순우, 호주오픈 '역대 최고 성적' 3R 청신호

기사입력 2023.01.14 21:00 / 기사수정 2023.01.16 07:4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권순우가 예비고사에서 기분 좋은 '만점'을 받음에 따라 본고사에서도 최고 성적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세계랭킹 84위 권순우는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ATP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총상금 64만2735달러) 결승전서 스페인의 34살 노장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26위)을 2-1(6-4 3-6 7-6<7-4>)로 누르고 우승을 달성했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 예선 2회전에서 토마스 마하치(체코)에게 1-2(5-7 6-3 3-6)로 졌음에도, 본선에 불참하는 선수가 나온 덕에 '러키 루저(Lucky Loser)'로 본선에 합류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이어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훨씬 높은 선수들을 이기는 등 행운을 실력으로 바꿔놓으며 지난 2021년 9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오픈에 이은 ATP 투어 두 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권순우는 예선에서 패배를 안겼던 마하치를 본선 첫 경기에서 만나 2-0(6-4 6-4)으로 완벽하게 눌렀다. 이어 2라운드에선 세계랭킹 15위로 이번 대회 2번 시드를 받은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스페인)에 2-1(3-6 6-4 6-4) 역전승을 챙겨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준결승에서도 세계랭킹 40위 잭 드래퍼와 1~2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7-6<8-6> 6-7<2-7> 6-3)로 이기고 결승에 오른 권순우는 역시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58계단이나 높은 아굿마저 마지막 세트 타이브레이크 혈전을 펼쳐 이겼다.

이번 대회 우승이 권순우에게 남다른 이유는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 오픈 직전 치러진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승승장구하며 우승하고 자신감을 한껏 쌓았다는 점에 있다.

본선 5경기 중 8강에서 만난 미카엘 이메르(세계 77위)를 비롯해 권순우보다 세계랭킹 높은 선수가 4명이나 됐고, 부스타의 경우는 10위권 강자였으나 권순우는 '도장 깨기'를 하듯 경기를 치를 때마다 나아지는 스트로크 등으로 상대를 몰아붙인 끝에 웃었다.

이제 권순우의 눈은 호주 오픈으로 향한다.

그는 우승 트로피를 들고 곧장 멜버른으로 넘어가서 16일 열리는 호주오픈 1회전에서 세계랭킹 123위 크리스토퍼 유뱅크스(미국)와 격돌하기 때문이다.



권순우는 호주 오픈에서의 성적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어서 2018년과 2020년, 2021년엔 본선 무대를 밟고도 첫 판에서 탈락했으며, 2019년엔 예선에서 떨어졌다.

지난해 처음으로 본선 첫 판에서 홀거 루네(덴마크)를 풀세트 접전 끝에 이기고 2라운드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다만 권순우는 2라운드에서 세계랭킹 14위 데니스 샤포발로프와 역시 풀세트 혈투를 벌였으나 패해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선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우승 여세를 몰아 3회전을 노크할 만하다.

와일드카드를 받아 본선에 나서는 유뱅크스는 권순우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로 여겨지며 여기서 이기면 세계랭킹 23위 보르나 코리치(크로아티아)와 세계랭킹 78위 이리 레헤츠카(체코)의 승자와 붙는데 둘 모두 권순우가 못 넘을 산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권순우가 코리치, 레헤츠카와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어 당차게 붙을 수 있을 전망이다.



2회전까지 이기면 세계랭킹 12위인 카메론 노리(영국)와 싸울 확률이 가장 높은데 권순우 입장에선 호주 오픈 최고 성적이자 2021년 프랑스 오픈 이후 2년 만에 메이저대회 3라운드에 오르는 만큼 부담을 털고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순우의 새해 첫 발걸음이 좋다. 그의 세리머니가 본고사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국내 테니스팬들이 흥미롭게 지켜보게 됐다.

사진=AFP, EPA/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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