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논란을 일으킨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7)에게 터무니없는 면죄부를 줬다.
세계도핑방지기구(WADA)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발리예바가 반도핑 규정을 위반했더라도 그에게 잘못 또는 과실의 책임이 없다고 사건을 조사해 온 RUSADA 징계위원회가 결론내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에 따라 RUSADA 징계위는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을 수집한 2021년 12월 25일 당시 대회의 결과만 무효로 처리했을 뿐 발리예바에게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라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아울러 "RUSADA 측에 이런 결론에 이른 모든 자료의 제출을 요구했고, RUSADA의 결정이 WADA 규정에 부합하는지 검토할 참이다. 잘못 또는 과실이 없다는 결정에 우려를 나타내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근본적으로 RUSADA의 결정을 믿을 수 없다는 WADA의 강력한 불신이 작용해 발리예바 사건의 종결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WADA는 RUSADA가 발리예바 사건의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자 지난해 11월 RUSADA의 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CAS에 RUSADA와 발리예바를 제소하고 발리예바의 선수 자격 4년 정지 징계와 함께 양성 반응 검체 채취일인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발리예바의 모든 대회 성적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CAS 제소 두 달 뒤에야 RUSADA의 결정이 나온 만큼 WADA는 자료를 면밀히 살펴 추후 대책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2021년 12월에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돼 파문을 일으켰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에 사용되며, 흥분제로도 이용할 수 있어 2014년 이래 WADA의 불법 약물 목록에 올랐다.
발리예바는 도핑 샘플에 할아버지의 심장약 치료제 성분이 섞인 탓에 약물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비판이 쇄도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를 앞세운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금메달 수여와 시상식을 전면 취소하고 발리예바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를 연기했다.
발리예바 사태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최대 추문으로 번지자 CAS는 당시 대회 기간 긴급회의를 열어 발리예바가 약물 복용 자기 주도권이 없는 만 16세 이하 미성년자라는 점을 들어 여자 싱글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하도록 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발리예바는 빗발치는 비난에 부담을 느낀 듯 실수를 연발했고, 결국 4위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한 미국이 지금도 러시아와 발리예바에게 가장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발리예바의 도핑 위반으로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금메달을 박탈당하면 미국이 금메달을 승계한다.
사진=UPI, AP/연합뉴스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