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로 돌아온 양의지가 '안타를 날려줘요 홈런을 날려줘요'를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지난 4년간 잠실에서 들을 수 없었던 응원가는 이제 다시 힘차게 울려 퍼질 준비를 마쳤다.
양의지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입단식 겸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2018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뒤 4년 만에 다시 베어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날 입단식은 전풍 두산 베어스 사장, 김태룡 단장, 이승엽 감독을 비롯해 양의지와 두산에서 오랜 시간 한솥밥을 먹었던 김재환, 허경민 등 절친한 선수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양의지는 "두 번째 FA인데 좋은 대우를 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두산에서 다시 불러주셨고 돌아올 수 있게 돼 기쁜 마음이 크다"며 "김재환, 허경민, (김) 재호 등 기존 베테랑 선수들과 힘을 합쳐서 두산이 다시 강팀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내 역할일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양의지는 두산 주전포수 자리를 꿰찬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베어스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리그 최정상급 포수 수비 능력과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두산을 2015 시즌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견인했다.
2016 시즌에도 맹활약을 이어가며 두산에 21년 만에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안겨줬고 2017, 2018 시즌에도 팀을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다.
양의지가 NC로 떠났을 때 두산팬들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주축 선수들의 비시즌 이적이 타팀보다 잦은 편이기는 하지만 양의지의 이적은 더욱 가슴 아팠다.
양의지 역시 지난해 하위권으로 추락한 친정팀을 바라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두산은 늘 홈런도 많이 치고 빠르고 수비가 좋아서 이기기 힘든 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뭔가 풀리지 않았고 부상 선수들도 많았다. 올해는 힘을 내서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의지는 그러면서 4년 만에 다시 함께하게 된 자신의 응원가에 대해서도 반가움을 표했다. 양의지의 두산 시절 응원가는 노래 '꽃집 아가씨'를 개사해 사용됐다.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 안타를 날려줘요~ 홈런을 날려줘요~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는 따라 부르기 쉬운 가사와 흥겨운 멜로디로 두산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양의지는 "솔직히 최근에 유튜브를 통해 두산 시절 응원가를 몇 번 찾아봤다. 귓가에 계속 노래가 맴돌았다"고 웃은 뒤 "개막전 첫 타석 때 이 응원가가 나오면 솔직히 집중이 안 될 것 같고 소름이 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개막전부터 팬들이 많이 찾아와서 내 응원가를 불러주시면 저도 힘을 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두산의 2023 시즌 정규리그 개막전은 잠실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2연전으로 치러진다. 양의지의 복귀와 이승엽 신임 감독의 사령탑 데뷔 등 팬들을 설레게 하는 요소들이 충분한 만큼 2만 3천석 매진이 유력하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