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비록 탈락했지만, 김판곤(53) 감독이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나선 첫 '동남아 월드컵'에서 성과를 내며 인정 받았다.
말레이시아는 10일(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에 위치한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2 AFF(아세안축구연맹) 미쓰비시전기컵 준결승 2차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해 결승 진출을 꿈꿨던 말레이시아는 전반 19분 티라실 당다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후반 10분 보르딜 팔라, 후반 26분 아디삭 크라이소른에게 연속 실점하며 합계 스코어 1-3으로 역전 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말레이시아는 태국을 상대로 아쉽게 탈락했지만, 지난 2020년 대회 조별리그 탈락 이후 다시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전임 탄 쳉 호 감독 시절 2018년 대회 결승 진출 이후 최고의 성과다.
김판곤 감독의 성과가 더욱 대단한 점은 바로 말레이시아 주축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가운데 결과를 냈다는 점이다.
이 대회는 AFF 주관 대회로 FIFA(국제축구연맹) 주관 대회가 아니다. 그때문에 클럽들은 의무로 선수들을 차출할 의무가 없다.
말레이시아 리그 최강팀 조호르 다룰 탁짐 구단이 이번 대회에 선수 차출을 거부하면서 김판곤 감독은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예선 당시 활용했던 주축 선수들을 대부분 활용할 수 없었다.
아시안컵 예선 당시 중동의 강호 바레인과 상대했던 베스트 일레븐 중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조호르 선수들이었다. 특히 수비진은 조호르 선수들이 주전 선수들이다.
조호르 선수들을 활용해 반 세기 만에 아시안컵 자력 본선 진출을 이뤄낸 김판곤 감독은 이 선수들을 이번 대회엔 활용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김판곤 감독은 새로운 선수단으로 팀을 재정비했다. 말레이시아 자국리그 선수들을 대거 관찰하고 다양한 선수들을 차출해 조직력을 가다듬었다.
특히 주장 사파위 라시드(25)가 주춤한 사이 파이살 할림(25)을 중심으로 공격진이 맹활약하며 팀의 준결승행을 이끌었다.
싱가포르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선 말레이시아가 탈락 위기였다. 김판곤 감독은 경기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일 경기에서 승리해 말레이시아를 축제로 만들고 싶다"라며 말레이시아 국민들에게 많은 응원을 부탁했다.
부킷 잘릴 스타디움에는 만원 관중이 들어찼고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를 4-1로 대파해 말레이시아를 축제로 만들었다.
동남아시아 최강팀 태국을 상대로는 홈에서 열린 준결승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4년 만에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아쉽게 태국 원정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하지만 김판곤 감독은 자신의 첫 AFF 대회에서 성과를 거두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자신이 선임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처럼 능동적인 축구를 지속해서 시도하며 빠른 공격 전환을 시도해 결과를 얻었다.
더욱이 차, 포가 다 빠진 상황에서 이뤄낸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김판곤 감독의 다음 대회인 AFC 아시안컵이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AP/연합뉴스, 말레이시아축구협회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