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유럽 진출을 원하는 조규성의 이적료를 놓고 논란이 적지 않다.
그러나 카타르 월드컵에서 자신의 진가를 이제 처음 알린 만큼, 그를 원하는 구단 중 가장 큰 금액인 스코틀랜드 셀틱의 300만 파운드(약 45억원) 정도면 유럽이적시장에서도 적은 액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셀틱이 최근 대거 합류시킨 일본 선수들의 이적료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지난 8일 "셀틱이 조규성의 이적료로 300만 파운드를 책정했다"면서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도 조규성에 오퍼를 넣었으나 셀틱이 제시한 금액보다는 높지 않은 금액을 준비했다. 헝가리 페렌츠바로시도 조규성을 원하고 있지만 아직 제안을 넣지는 않은 상태"라고 했다.
당초 셀틱은 조규성 현 소속팀 전북에 이적료 약 220만 파운드(33억원)를 제시했다. 이어 마인츠가 38억원을 책정해 조규성 영입전에 가세했는데, 스카이스포츠가 보도한 셀틱의 300만 파운드는 기존 제안보다 약 40% 오른 액수이면서 마인츠보다 더 많다.
셀틱은 1년 반 활약하며 40경기 19골을 터트린 그리스 출신 공격수 기오르고스 기아쿠마키스가 이적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번 시즌 주전 공격수로 올라선 일본인 스트라이커 마에다 다이젠 역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 러브콜을 받아 팀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 이적료 등을 통해 조규성 영입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마인츠는 카림 오니시워와 마르쿠스 잉바르트센 등 공격수들이 부진하고, 오니시워는 부상까지 입어 공격수 보강이 절실하다.
다만 독일 키커지에 따르면 구단 재정이 다소 빠듯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구단이 책정한 조규성의 몸값이 '헐값'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100억~200억원을 훌쩍 넘어가는 유럽 이적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월드컵에서 두 골을 퍼부은 공격수의 가치를 적게 매겼다고 할 수 있지만 셀틱 등이 제시한 금액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셀틱의 경우, 같은 동아시아인 일본 선수들이 최근 입단할 때의 이적료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일본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이적료로 이동한 선수는 이번 시즌 15골을 넣어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공격수 후루하시 교고로 2021년 여름 비셀 고베에서 이적할 때 기록한 450만 파운드(약 67억원)다.
후루하시의 경우 셀틱으로 오기 전 2년 6개월간 J리그에서 37골을 쓸어담았고 일본 국가대표로도 한창 주가가 폭등할 때라 다소 후한 이적료가 매겨졌다.
그러나 마에다와 하타테 레오를 생각하면 조규성의 이적료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에다는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셀틱으로 1년간 임대된 뒤 지난해 여름 완전이적했는데 완전이적 때 책정된 금액이 160만 파운드(25억원)이었다. 2021년 임대될 때 셀틱이 요코하마에 준 임대료를 합쳐도 셀틱이 조규성에 제시한 것으로 보도된 300만 파운드엔 미치지 못한다.
하타테는 이보다 적어 지난해 초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셀틱으로 올 때 책정된 이적료가 100만 파운드(약 16억원)이었다.
셀틱에서 후보 선수로 뛰고 있는 이데구치 요스케는 85만 파운드, 두 달 전 고베에서 셀틱으로 온 고바야시는 50만 파운드로 알려졌다.
한편, 마인츠는 독일 내 전형적인 중하위권 구단으로 구단 최고 이적료가 1000만 유로(약 130억원)을 넘은 적이 없을 정도다.
조규성이 유럽 경험 없는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300만 유로 수준인 이적료는 나름 신경 쓴 액수라고 할 수 있다.
마인츠는 이전 지동원, 구자철, 이재성 등 한국 선수들을 영입할 때도 합리적인 이적료를 매겨 데려갔다.
유럽 구단들의 이적료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조규성이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유럽으로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