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중 "재혼=기억력 나빠서…이런 베드신 처음" (미저리)[엑's 현장]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김상중이 연극 '미저리'의 초연부터 세 시즌을 함께하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연극 '미저리'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하고 있다.

연극 '미저리'는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의 소설로 1990년 영화 ‘미저리’를 각색한 작품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폴 셸던을 향한 열성 팬 애니 윌크스의 광적인 집착을 긴장감 있게 담아낸 서스펜스 스릴러다. 

주인공 소설가의 고뇌와 더불어 현대사회에서도 화두인 병리 현상 가운데 하나인 스토킹을 메인 스토리로 다룬다.



2012년 벅스 카운티 플레이하우스 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시작했다. 201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영화 ‘다이하드’, '식스센스' 등으로 유명한 브루스 윌리스가 첫 연극의 배우이자 제작자로 참여한 작품으로도 잘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2018년 2월 초연했고 2019년 7월 또 한 번 관객과 만났다. 이후 2년 3개월 만에 세 번째 시즌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김상중, 서지석, 길해연, 이일화, 고인배, 김재만이 출연 중이다.

김상중은 27일 진행한 프레스콜에서 "첫 번째 공연 이후 앙코르 공연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렸고 세번째 공연도 마찬가지다. 할 때마다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에는 이전보다 스토리를 압축해 러닝타임을 줄였다. 음향, 조명 등도 새롭게 바꿨다. 연극이지만 영화스럽게, 영화 못지 않게 볼 수 있다. 영화 못지 않은 몰입감 서스펜드, 집중도가 있다"라고 자신했다.



김상중은 초연부터 폴 셸던 역으로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하며 티켓 파워를 과시한 바 있다.

김상중은 “결혼은 판단력이 흐려져서 한다고 한다. 재혼은 기억력이 나빠서 한다고 하더라. 내가 기억력이 안 좋았나 보다. 앙코르도 하고 세 번째 공연도 하고 있다"라며 '미저리' 출연을 결혼과 이혼에 비유했다.

또 "배우들이 베드신을 하고 싶어하는데 이런 베드신은 처음이다. 혼자 계속 고통스러워 하는 베드신이다. 누워만 있는 게 아니라 객석에서 모습이 잘 보여야 해 목에 힘을 주고 앞으로 일어난다. 목에 무리가 오게 된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드라마 '나쁜 녀석들'이 끝나자마자 목 디스크 수술을 해 목이 상당히 안 좋다. 이 공연을 하고 나면 목이 굉장히 아프다. 지금 파스를 많이 붙였다. 다음에는 하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기억력이 없어 앙코르 공연을 하게 됐고 세 번째 공연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연극은 드라마나 영화처럼 똑같은 걸 반복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매번 달라진다. 어떨 때는 최고의 공연을 하고 어떨 때는 안 좋은 공연을 한다. 세번이나 하게 된 이유는 '미저리' 속 폴의 진화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다"라며 연극의 매력을 언급했다.

김상중은 "네 번째는 절대 안 하겠다고 다짐한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후배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덧붙였다.

김상중 때문에 연극 첫 도전에 나서게 됐다는 서지석에 대해 "23년 만에 연극에 도전한다는 자체가 훌륭하고 아름답다. 나 같은 경우에는 세 번을 해서 어느 정도 하면 감이 있는데 이일화, 서지석 배우는 연습 기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캐릭터를 창조하느라 고민도 많이 했고 열심히 했다"라며 추켜세웠다.

이일화 역시 폴 셸던의 광팬인 애니 윌크스 역으로 '미저리'에 처음 합류했다.

김상중은 "누군가가 했던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서지석의 폴, 이일화의 애니를 만나는 고통의 시간을 잘 견뎌냈다. 서지석의 또 다른 폴 셸던, 이일화의 또 다른 애니 윌크스를 만나볼 수 있을 거다. 두 분에게 너무 감사하다. 열심히 노력한 점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애 서지석, 이일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이날 줄곧 '아재 개그'를 선보인 그는 초연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는 길해연에게 "거품이 많이 낀 배우"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상중은 "할 때마다, 또 이번에 느낀 게 길해연 배우는 굉장히 거품이 많이 낀 배우다. 이 거품은 '언빌리버블'이다. 믿기지 않을 만큼 폭발적인 연기력에 매번 감탄한다"라며 극찬했다.

연극 '미저리'는 내년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사진= 고아라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