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숙 인턴기자) 이종락 목사가 베이비 박스를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2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베이비박스로 13년간 2,034명의 아이들을 살린 이종락 목사 부부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날 이종락 목사의 사무실에는 지난 13년간 받은 엄마들의 편지가 벽장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종락 목사는 베이비박스로 입소한 아기들을 직접 돌본 후 늦은 시각 차로 15분 떨어진 다른 공간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장애가 있어 입양되지 않은 아이들을 이종락 목사 부부가 직접 돌보고 있었다.
베이비 박스를 있게 한 이유는 3년 전 떠나보낸 친아들 은만이 덕분이라고 고백했다. 이종락 목사는 아들에 대해 "처음 태어났을 때 은만이가 감염이 되어 파상풍이 된 거다. 의사가 제왕절개 수술하고 아이를 꺼내 들어서 이렇게 보고 '어허, 이놈 복을 달고 나왔네' 하더라. 그래서 언뜻 봤더니 얼굴이 이상했다. 머리하고 머리 같은 게 또 하나 있더라. 나중에 생후 3개월 만에 전신 마비가 됐다. 엄청난 열이 나면서 고열을 통해서 고막이 나가고 시력도 없어지고 뇌세포가 다 망가졌다"고 털어놨다.
결국 은만이는 중증 뇌병변 장애로 평생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다. 이종락 목사는 "그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몸부림은 다 쳤다. 14년 동안 내 집 드나들듯이 우리 네 식구가 병원 살이를 했다. 방 얻은 것까지 다 뺐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은만이는 괴롭고 힘들었겠지만 항상 우리 부부는 은만이만 보면 행복했다. 은만이가 항상 웃어줬다. 미소 천사였다. 우리가 몸이 조금만 아프면 인상이 찡그려지고 주체할 수 없지 않냐. 그렇게 아픈데도 불구하고 항상 웃어줬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결국 은만이는 32살에 암 진단을 받고 33살에 세상을 떠났다. 이종락 목사는 "인간으로 태어나서 우리 은만이처럼 고생한 사람이 있을까 세상 떠날 때도 암으로 떠났다. 나는 그 아들 때문에 정말 사람이 된 거다. 은만이가 내 스승이 되었다.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땐 그 모습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만이가 떠난 지 3년이 지났지만 이종락 목사는 매일 아들의 유골함을 닦는다. 이종락 목사는 "사실 장애인 단체도, 베이비 박스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은만이를 통해서 오랫동안 병원에 있다 보니까"라고 돌아봤다.
그러나 이들 부부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아내가 아파 현재 입원 중이라고. 이종락 목사는 "아내가 극한 우울증에 치매라고, 이건 희귀병이라더라. 꿈을 꾼다든지 자기가 생각을 하는 게 현실로 나타난다. 그러니까 남들이 보기에는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자기는 그게 진심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아내가 인지가 잘 안 돼서 필요한 거, 필요 없는 거 구분을 잘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종락 목사의 첫째 딸 역시 아버지의 길을 따라갔다고. 딸은 어머니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이 맺히신 거 같다. 서운한 거, 힘든 거 표현 못 하고, 내색 못 하고 다 참고 해오셨기 때문에. 그리고 어느 한순간에 내려놓게 되시니까 허하고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와서 병이 온 거 같다"고 자신의 마음을 털어놨다.
끝으로 이종락 목사는 "아내가 건강해지면 같이 다니면서 운동도 같이 손잡고 다니고 차로 둘이서만 드라이브하면서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 = MBN
김현숙 기자 esther_01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