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인턴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거대 자본 앞에서 두 스타가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단호히 거부했으나, 포르투갈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중동발 거액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호날두의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 이적이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대부분 언론과 유력 기자들이 호날두의 사우디아라비아행이 이미 거의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22일(한국시간) “호날두가 알나스르 이적을 결심했다”라며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선수 커리어를 끝낼 것이다. 이미 지난 화요일 양측이 만나 합의에 도달했다. 호날두는 2025년 여름까지 알나스르에서 뛰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호날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계약 종료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팀들로 이적을 노렸지만, 아무런 오퍼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계약 기간은 2년 반인 2025년 6월까지이며, 연봉은 2억 유로(약 2720억원)가량을 받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호날두는 알나스르와 계약 뒤에도 오는 2030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월드컵 홍보대사 등을 하며 총 1조5000억원이란 엄청난 돈을 손에 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도 “알 나스르가 이적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으며, 호날두가 올해가 끝나기 전에 사인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호날두의 사우디행이 유력함을 인정했다.
다만 호날두가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어서 그가 유럽에 잔류하는 극적 시나리오도 남아 있기는 하다.
어쨌든 국제스포츠계에선 호날두의 선택에 대해 '돈 앞에 장사 없다'면서도 씁쓸해 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세계 최고의 스타가 수준 낮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 돈으로 팔려가는 모습이어 뚜렷해서다.
우즈가 6개월 전 사우디아라비아의 유혹을 떨쳐낸 것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창설하는 LIV 골프는 지난 6월 우즈에게 자신들의 리그에 가담할 경우, 순수 참가 금액으로만 10억 달러(약 1조2805억원)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LIV 골프를 이끄는 그레그 노먼은 당시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우즈와 접촉했고, 앞자리가 높은 9자리 숫자 금액을 얘기했다. 하지만 그는 거절했다"라고 말하며 관심을 모았다.
우즈가 지난 선수 생활하는 동안 PGA투어에서 번 상금은 1억 2천만 달러(약 1540억원)이며, 우즈가 평생 모은 재산은 20억 달러(약 2조 5610억원) 수준이다.
LIV에서 뛰기만 해도 현 재산의 절반에 달하는 1조원 이상의 거액을 우즈가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즈는 이를 단호히 거부하며 100여년 전통의 역사와 실력이 쌓인 PGA 잔류를 선택했고, "72홀을 치는 것은 투어가 아니다"며 나흘이 아닌 사흘간 대회를 치르는 LIV에 직격탄을 날렸다.
우즈는 필 미켈슨, 리 웨스트우드 등 골프계를 주름잡았던 스타들이 LIV 골프 인터내셔널 시리즈에 참가를 선언했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LIV에 대해 “난 PGA 투어를 지지한다. 내가 쌓은 것들이 여기에 있다”라고 밝혔다. 로리 매킬로이 등 LIV를 비판하는 다른 골퍼들과 연대하며 PGA 투어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돈으로 골프를 사려는 사우디아라비아 움직임을 맨 앞에서 반대하는 셈이다.
사진=로이터, AFP/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