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4.04 11:09 / 기사수정 2005.04.04 11:09
서울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개막 2연전. 엑스포츠뉴스 윤욱재기자
겉으로 드러난 전력상으론 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양팀이 중위권 전쟁을 치르기 위해선 무엇보다 마운드의 힘이 절실하다.
프로야구 마운드 운용의 기본은 선발-중간-마무리로 이어지는 시스템으로 한 군데라도 결함이 있다면 자연스레 투수진은 무너지게 된다.
이번 개막 2연전을 살펴보면 두산과 LG 모두 투수진 전체에 문제점을 노출했고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시즌 운용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일단 두 경기만 치뤘기 때문에 아직 한 바퀴도 돌지 않은 선발로테이션에 대해선 딱히 할 말이 없고 중간계투와 마무리, 즉 불펜에 대해서 말을 꺼내보자 한다.
먼저 LG의 불펜.
현재 LG의 불펜을 보면 '이기는 경기'에서 선발과 마무리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담당할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일단 젊은 투수들이 대부분인데다 올시즌 기대했던 서승화와 정재복은 아직 셋업맨 역할을 하기엔 많이 부족해보였다. (경헌호는 예상 그대로였다.) 개막 2연전이 끝난 후 이동현의 공백이 얼마나 큰 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 관심있게 지켜봤던 박만채의 투구를 봤을 때 뭔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앞으로 경기에서도 주자가 있을 때 많이 흔들릴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앞서 말한 젊은 투수들 가운데 불펜을 형성하는 선수 중 하나인 장진용은 2연전 중 두 번째 경기에 출전했는데 찬스 상황에서 등판한 것이 부담이 되었는지 자신감있는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아무래도 장진용을 그런 상황에 내보낸 것은 LG의 실수였다고 본다. 이러다 커맨드 상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마지막으로 마무리로 낙점된 신윤호도 첫 선을 보였는데 직구나 변화구 등 모든 면을 따져봤을 때 중간계투요원들과 별 차이가 없어보였다. 신윤호는 만루 위기에서 등판 지시가 내려졌는데 이것도 큰 실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순철 감독으로선 경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였을 수도 있지만 신윤호가 기용된 상황을 보면 절대 마무리가 나올 때가 아니었음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결국 2연전동안 신나게 두들겨맞은 LG 불펜은 총체적 난국이라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다. 불펜에서도 리더가 없고 등판한 뒤에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올시즌의 LG를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다음은 두산의 불펜. 윤석환 투수코치가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지 않을까 우려가 될 정도였다.
특히 두산의 고민은 마무리다. 일요일 경기에 출격한 서동환은 팀이 크게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감과 제구력을 상실하며 연거푸 사사구를 내줘 만루 위기를 내줬고 이어 등판한 신인 박정배가 만루홈런을 맞으면서 좋게 끝나려던 경기 분위기를 뒤집어 놓았다.
야구는 외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하는 스포츠다. 그래서 서동환의 데뷔전은 골똘히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단 서동환에게 계속 마무리를 맡길 것으로 보이는 두산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선수단 전체가 '믿는다'를 신호를 보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럴땐 동료들이 도와줘야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 이재영-정성훈으로 대표되던 불펜 지킴이의 대안을 찾았다는 점이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통해 자기만의 투구 패턴을 완성시킨 이재우의 등장은 두산 불펜의 오아시스나 다름없다. 이재우는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했고 특히 병풍을 겪어서 그런지 마음가짐이 지난해와 달라 보였다. 앞으로도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며 이재영의 '깡다구'와 정성훈의 '침착함'을 적절히 섞어주길 기대한다.
올시즌 비중있는 역할을 맡은 정재훈도 시즌이 진행될수록 안정감을 찾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올시즌엔 불펜 넘버3가 아닌 리더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연투에 대한 대비를 미리 세워야할 것이다.
서울라이벌의 공통된 고민은 투수진, 특히 불펜이었음을 이번 개막 2연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불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대야구이기 때문에 이 문제점을 극복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올시즌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다음 경기부터는 자신감과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지금 쓴 글이 비난받을 수 있도록 역전해주길 바란다.
사진 / 각 구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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