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인턴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약 한 달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리오넬 메시와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월드컵이 마무리된 가운데, 많은 축구 스타와 감독도 월드컵 무대에 작별 인사를 고했다.
역사상 첫 중동 월드컵 개최 속에 이번 월드컵에서는 유독 ‘마지막 월드컵’을 참여하는 축구 스타들이 많았다.
결승전에 오른 두 팀에도 마지막 월드컵에 참여한 선수들이 있었다.
화제를 모았던 ‘라스트 댄스’ 리오넬 메시와 동료 앙헬 디 마리아는 결국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고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컵 최초 두 대회 연속 우승팀 주장을 노렸던 프랑스 대표팀 위고 요리스와 공격수 올리비어 지루는 아쉬운 준우승에 그쳤지만, 결승까지 오르며 미련 없이 월드컵 무대를 떠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모두가 월드컵과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슬픈 작별을 고한 스타 선수들도 있다
바로 ‘메시의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한 때 ‘메시의 후계자’로 인정받았던 네이마르다.
축구계를 주름잡았던 골잡이 호날두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 참여 과정부터 잡음이 많았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불화로 계약 해지하며, 무적 신세로 대표팀에 합류했고 그에 대한 불화와 태도 논란이 월드컵 내내 따라다녔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6 때와 달리 기량까지 떨어지며 팬들의 비판도 끊임없이 받아야 했다.
예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호날두는 조별리그 3차전 이후 선발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8강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도 교체 출전했던 그는, 결국 0-1로 패하며 팀의 탈락을 막지 못했다.
호날두는 8강전이 끝나자 홀로 라커룸으로 향하며 눈물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고, 이후 쓸쓸한 뒷모습으로 월드컵 무대를 떠났다.
브라질 현대 축구의 아이콘 네이마르도 월드컵과 눈물로 이별했다.
조별리그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토너먼트에 올랐던 브라질 대표팀은 16강에서 한국 대표팀을 4-1로 완파하고 8강에 오르며 우승 후보다운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브라질의 우승을 향한 여정도 거기까지였다. 8강에서 크로아티아를 만난 브라질은 1-1 무승부로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하며 탈락했다. 네이마르는 경기 후 경기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고,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에 돌아올지 100% 확신할 수 없다”라며 브라질 대표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호날두, 네이마르 이외에도 월드컵 5회 출전을 달성한 멕시코의 안드레스 과르다도와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 등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던 베테랑들이 조별리그에서 고배를 마시며 본인의 마지막 월드컵을 아쉬운 성적표로 마무리했다.
월드컵 무대를 떠난 것은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세계무대에서 이름을 날렸던 감독들도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끈 루이스 반 할 감독은 월드컵 전부터 사퇴가 예정돼 있었다.
70세가 넘는 고령인 반 할 감독은 전립선암으로 투병 중이다. 그는 “전립선암이 일반적으로 심각할 정도로 위험한 것은 아니나 내 경우는 심각한 축에 속한다. 나는 이번 대회가 끝나면 은퇴할 것”이라며 감독직 은퇴 의사를 이미 밝혔다.
반 할 감독은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번 대회 8강까지 이끌었다. 경기력은 아쉽지만, 결과를 꾸준히 챙기며 토너먼트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8강전에서도 상대 아르헨티나에 먼저 2점을 내줬지만, 후반 추가시간 멀티골을 기록하며 2-2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보였다. 이후 승부차기 끝에 3-4로 패하며 탈락했다.
포르투갈 대표팀 역사상 가장 빛나던 순간을 함께 했던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은 결국 월드컵 무대에서는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산투스 감독은 지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6에서 포르투갈에 국제대회 첫 트로피를 선사했다. 이후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까지 우승하며 포르투갈이 국제무대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 데 일조했다.
국제무대에서 강했던 산투스 감독이었기에 월드컵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H조 1위를 차지한 뒤 16강전에서 스위스를 상대로 6-1 대승을 올리며 기세를 올렸지만, 돌풍의 주역 모로코를 8강에서 만나 패하며 탈락했다. 산투스 감독은 8강 탈락 직후 포르투갈 축구연맹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두 감독 말고도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감독,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 등이 옛 영광을 뒤로 한 채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많은 이들이 월드컵 무대를 떠났지만, 모두가 떠난 것은 아니다.
잉글랜드는 8강에서 프랑스에 패했으나 잉글랜드축구협회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신뢰하며 주드 벨링엄, 부카요 사카 등과 다음 월드컵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아프리카 최초 4강 신화를 이끈 왈리드 레그라기 감독은 “다시 해내고 싶다. 계속해서 8강, 4강에 진출한다면 우승도 가능할 거라고 본다”라며 모로코의 다음 월드컵에 대한 각오를 내비쳤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