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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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대박프로젝트

기사입력 2005.03.30 04:45 / 기사수정 2005.03.30 04:45

윤욱재 기자

롯데가 개막전 선발투수로 염종석을 낙점했다.

지난시즌 중반부터 에이스로 활약한 손민한 대신 염종석을 택한 것에 대해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양상문 감독은 개막전 선발투수로 "염종석"을 호명한 뒤 선택 배경을 묻자 "가장 경험이 많고 구질이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짧게 코멘트했을 뿐 속시원한 대답은 들려주지 않았다.

한편 상대팀 삼성은 예정대로 에이스 배영수를 개막전 선발투수로 내정했기 때문에 에이스 대결을 피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그것보단 다른 이유에서 염종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에이스 손민한은 홈개막전에 투입할 예정이다. 대구 원정 2연전을 잘 마무리한 후 홈개막전에 분위기를 띄우자는 전략으로 보인다. 홈개막전은 4월 5일로 식목일 휴일이기 때문에 많은 관중들이 올 것으로 예상, 손민한을 내세워 승리를 거둔다면 팀 분위기 상승과 더불어 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사실 롯데는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특히 투수력은 국내 최고라 해도 무방하다. 지난해 중반부터 자리잡힌 역할 분담이 완벽하게 맞춰진 상태다. 

지난시즌 풍부한 투수 자원을 가지고도 이들을 선동하는 에이스가 없었고 제대로된 마무리 부재로 일찌감치 낙마했던 롯데는 중반부터 손민한과 노장진으로 퍼즐 맞추기에 성공하면서 투수진 운용이 한결 편안해졌다.

최근 영화나 연극에서도 빛나는 조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롯데 마운드를 봐도 그렇다. 하지만 그래도 주연이 있어야 제대로된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제아무리 조연들이 빛나도 주연이 없으면 영화 자체의 틀이 엉성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롯데는 손민한과 노장진으로 올시즌 영화 제작의 기틀을 완성했고 박지철, 주형광, 이상목 등 베테랑과 장원준, 이명우, 이정민 등 차세대 선수들의 조화만 이뤄지면 흥행 대박의 조짐이 보인다.

이렇듯 올해 롯데가 한층 강해진 전력으로 올시즌을 나설 태세지만 역시 걱정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롯데가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은 개막 초반 일정이다. 지난시즌 19전 16패를 당했던 삼성을 개막전에서 만나고 디펜딩챔피언 현대를 홈에서 맞이한다. 그리고 숨돌릴 틈없이 LG까지 만난다. 한마디로 기도 못폈던 두 팀과 지난해 챔피언을 개막 8연전에서 맞붙는 것이다.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롯데가 일어서려면 개막 8연전에서 반드시 성과를 거두어야한다. 초반에 기싸움에서 밀리면 1년 농사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이렇게보면 롯데의 염종석 카드는 개막 8연전을 전체를 놓고 결정한 것으로 점칠 수 있다.

단기적으로 놓고보면 가장 신경이 쓰이는 건 역시 개막전이다. 롯데는 배영수도 부담되지만 그 전에 삼성이라는 팀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지난해 개막 2연전에서 1승 1패로 균형을 맞추며 좋은 스타트를 끊었던 롯데였지만 지금도 잊을 수 없는 '6.3 악몽'이후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결과는 2승 1무 16패. 참담 그 자체였다. 

그래서 어쩌면 염종석 카드는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자칫 손민한으로 밀어부치다 경기를 내줄 때 다운될 팀 분위기는 상상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원이 많은 롯데로선 물량공세를 펼칠 여유가 있기 때문에 염종석 카드로 의외의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개막 8연전 일정과 개막전 상대가 삼성이라는 점이 부담스럽지만 올해 롯데는 그동안 쌓여온 패배의식에서 많이 벗어났고 달라진 팀 분위기를 봐도 그리 비관적이지 않다.

달라진 롯데의 새로운 선택.

양상문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롯데의 전략이 공개되면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과연 이번 도박이 대박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까?


엑스포츠뉴스 윤욱재기자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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