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연예계는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하며 다사다난한 상황 속 마무리 된 한 해였다. 엑스포츠뉴스에서는 연말을 맞아 올해 가요·방송·영화계에서 화제가 된 주요 이슈들을 모아 정리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김예은 이창규 기자) 길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고스란히 체감했던 2022년 영화계는 그 어느 분야보다 다양한 상황들을 마주하며 한 해를 보냈다.
5월 개봉한 '범죄도시2'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이던 2019년 이후 3년 만에 첫 천만 영화가 됐으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가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안았다.
톰 크루즈의 내한 속 '탑건: 매버릭'은 여름 극장가 깜짝 역주행 흥행으로 주목받았다. '오징어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난 이정재는 연출 데뷔작 '헌트'의 흥행까지 성공켰고, '아바타'의 13년 만의 후속작 '아바타: 물의 길'은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연말 극장가 흥행 불씨를 살릴 기대작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범죄도시2'부터 이정재까지, 올 한 해 영화계에서 주목받았던 키워드를 돌아보며 이를 바라본 엑스포츠뉴스 기자들의 시선을 함께 전한다.
▲ '범죄도시2' : 엔데믹 시대, 극장가 부활 희망의 의미
5월 18일 개봉한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은 6월 11일 천만 관객을 넘어서며 역대 28번째 천만 영화, 팬데믹 이후 최초의 천만 영화, 한국영화로는 '기생충'(2019) 이후 3년 만에 맞이한 천만 영화까지 값진 수확을 남겼다.
'범죄도시2'는 길었던 영화계의 침체 속, 본격적인 엔데믹(endemic·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를 준비하고 맞이해가는 시점에 용감하게 극장 문을 두드린 첫 작품이었다.
개봉 첫 날 46만 명을 모으며 팬데믹 이후 한국 영화 최고 오프닝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던 '범죄도시2'는 이후 파죽지세를 거듭하며 단숨에 천만 관객을 넘어섰고, 최종 관객 수 1269만 명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흥행작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김유진 기자 : 2017년 688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한 '범죄도시' 1편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속편을 통해 형사 마석도를 연기하는 마동석의 존재감은 훨씬 더 공고해졌다. 빌런 강해상을 연기한 손석구와의 대립 장면에서 '누가 5야'라고 말하는 마석도의 대사는 영화를 관람하는 전 연령에게 유쾌한 웃음 포인트로 다가가며 영화에 한층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힘이 됐다. 당시 방송 중이던 '나의 해방일지'로 인기를 높여가던 손석구의 활약 역시 '범죄도시2'의 흥행에는 호재가 됐다. 극장가 부활을 위해 나선 용기가 관객들의 호응으로 보답 받으며 극장가 부활 희망을 더했던, 올 영화계 흐름에서 단연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였다.
김예은 기자 : '범죄도시2'가 없었다면 영화 시장이 살아나리란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을까.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천만 영화'라는 말이 무색하게 관객수가 급감했던 엉려운 시간 속, '범죄도시2'는 영화계 희망이 됐다. 영화계 거장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모두가 '범죄도시2'의 흥행을 응원했던 상황. '범죄도시2' 이후 영화계는 나름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이창규 기자 : 코로나19 이후 첫 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은 엄청난 영광이지만, 한편으로는 동시에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영화계와 극장가 불황을 알리기 시작하는 신호가 된 것 같다. '범죄도시2' 개봉 시기 또 다시 영화 티켓값이 오르면서 그간 영화를 보지 않던 사람들이 티켓값을 좀 더 체감하기 시작했고, 관객들은 이후 개봉하는 영화들에 있어서 이전보다 좀 더 까다롭게 영화를 고르게 됐다. '범죄도시2'는 앞으로의 '범죄도시' 시리즈는 이미 천만 영화 타이틀을 얻은 만큼, 관람 등급 역시 15세 이상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흥행 성적을 높이는 데 신경쓰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 '탑건: 매버릭' : 결국 인정 받는 좋은 영화…관람→체험으로 변화
6월 22일 개봉한 '탑건: 매버릭'은 최종 관객 수 817만 명을 기록하며 전 세대의 사랑을 받은 흥행작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남길 수 있었다.
'탑건'의 36년 만의 속편인 '탑건: 매버릭'은 교관으로 컴백한 최고의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 분)과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미션에 투입되는 새로운 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로 일찍부터 높은 관심을 얻었다.
영화는 개봉 후 다양한 관객층의 꾸준한 입소문 속 특수관 관람까지 인기를 모으며 장기 흥행을 이어갔다. 지난 6월 개봉을 앞두고 2018년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폴아웃' 이후 4년 만이자 열 번째 내한에 나선 톰 크루즈는 남다른 팬서비스로 또 다시 국내 팬들의 호감을 얻는 데 성공하면서 '톰 아저씨'의 이름값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김유진 기자 : 36년 만의 속편이라는 상징성 자체가 전 세대 관객들에게 통할 수 있는 남다른 차별점 중 하나였다. 36년이라는 긴 세월의 간극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누구나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친절한 스토리 구성, 더 화려해진 항공 액션이 돋보였다. 이는 '탑건'의 추억을 안고 있는 팬들에게는 추억을, 톰 크루즈와 '탑건'을 잘 모르던 이들에게도 단숨에 매력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내년에 '미션 임파서블'을 들고 다시 와서 여러분을 꼭 만나겠다"고 일찌감치 다음 내한을 약속한 톰 크루즈가 내년에는 어떤 팬서비스를 선보일 지 또 궁금해진다.
김예은 기자 :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임에는 틀림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TT로 영화를 보는 관객이 크게 늘었던 바, 추억 속 영화 '탑건'이 시즌2 '탑건: 매버릭'으로 화려하게 돌아오면서 다시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리얼한 항공 액션과 완성도 높은 스토리는 휴대폰이나 TV가 아닌, 스크린으로 봐야만 하는 이유를 증명했다.
이창규 기자 : 제작이 확정됐을 때부터 '굳이 속편을 찍을 이유가 있느냐'는 반응도 있었고, 특히 코로나19로 개봉일이 계속 밀리면서 완성도에 대한 의문이 높아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후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으로 먼저 공개되며 평단의 호평을 얻었고, 결국 전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는 수많은 마니아 층을 만들어내며 일명 '탑친자들'까지 생성, 800만 고지를 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탑건: 매버릭'의 흥행은 MCU와 같은 프랜차이즈의 힘이 아닌, 오로지 톰 크루즈라는 '무비 스타'의 힘이었다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끈다.
▲ 이정재 : 亞 배우 최초 에미상 수상, 데뷔 후 30년 매 순간이 전성기
이정재는 지난 9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미국 방송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국적 배우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과 수상한 것 모두 처음이었다.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의 주인공이 된 이정재는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을 비롯해 SAG(미국 배우 조합상),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등 미국 주요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스타로 거듭났다.
성공적인 감독 데뷔도 마쳤다. 연출 데뷔작 '헌트'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일찌감치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났고, 8월 10일 국내 개봉해 435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여름 극장가 흥행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새 스타워즈 시리즈 '어콜라이트'(The Acolyte) 주연 캐스팅 소식을 전한 이정재는 본격적인 할리우드 활약을 예고하며 2023년의 행보를 기대케 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 제2의 전성기, 제3의 전성기라는 표현은 더이상 이정재에게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지난 30여 년의 활동 시간 동안 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해왔었고, 2022년은 그 꾸준함의 결과물이 수상과 연출 데뷔작 흥행까지 값진 결과물을 가져다줬다. '자타공인 글로벌 스타'라는 표현도 이정재에게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진짜 글로벌 스타가 됐지만, 한국 작품에서도 더 오래, 꾸준히,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예은 기자 : 국내에서도 해외에서 고루 핫한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이정재 아닐까. 지난해부터 이어진 '오징어 게임' 열풍 속에서 글로벌 배우로 우뚝 서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헌트'의 영화감독으로서 칸국제영화제까지 찾았다. 하반기 개봉한 '헌트'는 400만 이상의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끌어당기면서 여름 대작들 사이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배우로서도 감독으로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것. 그 무대가 국내에 국한된 게 아니라 더욱 뜻깊다.
이창규 기자 : 지난해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올해도 '오징어 게임'을 통한 연이은 수상 소식과 연출 데뷔작 '헌트'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SAG 어워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통해 드라마로 받을 수 있는 상은 모두 받았고, '헌트'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흥행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평단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의 드라마 '애콜라이트' 출연까지 확정됐는데, 50세의 나이에 해외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점이 뜻 깊다.
▲ MCU : '블랙팬서2'로 페이즈4 마무리…아쉬움 남긴 흥행
탄탄한 국내 팬층을 자랑하고 있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들이 올 한 해 여러 편 개봉하며 국내 관객들을 찾았다.
5월 4일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감독 샘 레이미)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엔데믹이 막 시작되려는 시점 개봉해 최종 관객 수 588만 명을 기록했다. 이후 7월 6일 개봉한 '토르: 러브 앤 썬더'(감독 타이카 와이티티)는 최종 관객 수 271만 명을, 11월 9일 개봉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감독 라이언 쿠글러)는 21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지난 해 7월 개봉한 '블랙 위도우'(최종 관객 수 296만 명)를 시작으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9월 1일 개봉, 174만 명), '이터널스'(11월 3일 개봉, 305만 명) 이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12월 15일 개봉)이 755만 명의 관객을 모아 흥행에 성공하며 이름값을 해냈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로 마블 페이즈4가 마무리 된 가운데, 흥행 면에서 이전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마블 작품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마블은 2023년 2월 '앤트맨 앤 와스프: 퀸텀 마니아'를 시작으로 5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 7월 '더 마블스'를 차례로 선보이며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김유진 기자 : 마블에게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등 높은 인기를 얻었던 히어로들이 떠나며 세대교체를 해야 하는 시점을 맞았고,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악영향까지 많은 것을 고민해야 했던 시기였을 것이다. 내년 5월 극장 개봉 예정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7월 개봉하는 박서준 출연작 '더 마블스'를 포함해 OTT 디즈니+에서도 '시크릿 인베이전', '로키' 시즌2 등 많은 작품들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극장과 OTT 시장 모두에서 해결할 거리를 남긴 마블의 2023년이 더 중요한 이유다.
김예은 기자 : 예전의 마블은 아니다. 하지만 마블은 마블이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멀티버스 세계를 잘 그려내며 호평 받았고, '블랙팬서2'는 대장암으로 사망한 주인공 티찰라 역 채드윅 보스만의 빈자리를 나름대로 잘 채워냈다. 개봉만 하면 관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게끔 만들었던 예전의 마블은 아니지만, 그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호감도는 여전하다.
이창규 기자 : 올 한 해 개봉했던 '닥터 스트레인지 2', '토르 4', '블랙 팬서 2'가 갈수록 흥행 성적이 떨어지며 '마블민국'이라는 타이틀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페이즈4 들어서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와의 연계까지 나오면서 피로도가 높아졌고, 영화의 완성도도 이전보다 떨어지며 관심이 갈수록 식는 상황. 현재 마블 스튜디오 내부에서도 페이즈4는 실패라는 반응이 많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국내에서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에 개봉할 '앤트맨3'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를 비롯해 박서준이 출연하는 '더 마블스'로 MCU가 명예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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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