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SG 랜더스 팬들이 구단의 '비선실세' 의혹에 반기를 들며 직접 행동에 나섰다.
SSG는 지난 11일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을 기념하고 팬들의 열정에 보답하는 '챔피언 팬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선수단 팬 사인회와 선수들의 특별 공연, 토크쇼 등이 진행됐다. 선수단과 팬들은 함께 행복했던 올해를 추억하고 다음 시즌을 기대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 페스티벌을 끝으로 SSG 팬들에게 남은 건 다시 돌아올 야구의 계절을 기다리며 우승 여운을 즐기는 것뿐이었다.
다음 정규시즌 개막전, 혹은 그 이후까지도 1위 팀 팬이라는 타이틀은 유효했다. 그런데 행사 바로 이튿날인 12일, 류선규 단장의 사임 소식에 팬심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우승을 일군 단장의 사임 자체가 황당하고 갑작스러운 상황, 이 과정에서 그룹과 무관한 한 인사가 구단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차기 단장도 이 인사와 가까운 야구인이라는 소문이 나돌았고, 팬들은 정용진 구단주의 인스타그램으로 해명을 요구했으나 정 구단주는 곧 게시물과 댓글 등을 삭제하며 논란을 키웠다.
이틀 동안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고 있지 않던 SSG 구단은 14일 이른 오전 "내부 승격을 통해 김성용 퓨처스 R&D센터장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지난해 11월 팀으로 영입된 김성용 신임 단장에 대해 "선수단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올해 SSG가 우승하는데 기여한 점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오후에는 민경삼 대표이사의 명의로 된 입장문을 내고 "일부에서 제기하는 '비선실세'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구단은 "일부에서 거론하는 분 또한 자문 역할을 해 주시는 분들 중 한 분일뿐, 구단의 인사나 운영에 관여할 수 있는 어떤 위치에도 있지 않다"고 설명했으나 구단이 말하는 '자문 역할'에 대한 불투명성만 증폭시켰을 뿐이었다.
다음 시즌 연패와 왕조를 기대했던 팬들은 이번 인사를 포함한 비선 개입 의혹을 부당한 개혁이라 보고 곧바로 이를 규탄하는 트럭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트럭시위는 15일 상암을 시작으로 광화문, 여의도, 명동 등을 거쳐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로 많은 인파가 오가는 서울 중구 신세계 백화점 본점 앞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우승의 기쁨이 불안과 걱정으로 바뀌는 데는 단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올 시즌 인천은 관중수 1위를 기록했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다음 시즌 랜더스필드의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많은 팬들이 이마트, 신세계 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의 불매를 선언하고 나섰다. 애초 원한 적 없던 억지 소통보다 투명하고 정상적인 구단 운영을 바라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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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