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에게 크로아티아는 추억의 팀이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골든볼 수상자 루카 모드리치에게도 아르헨티나는 잊을 수 없는 팀이다.
메시에겐 자신이 16년 전 A매치 데뷔골을 넣은 상대가 크로아티아여서다. 모드리치는 그 경기에서 A매치를 처음 뛰었다.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는 지난 2006년 3월1일 스위스 바젤에서 친선경기를 벌였다. 아르헨티나는 그 해 6월 독일 월드컵에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한 조에 속했는데 이 경기를 대비하기 위해 같은 동유럽 크로아티아와의 리허설이 필요했다.
크로아티아는 독일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한 조에 속했다. 브라질과 맞먹는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전을 통해 전력 업그레이드를 노렸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두 스타가 바로 메시와 모드리치다.
메시는 7개월 전인 2005년 8월 헝가리와 친선 경기에서 아르헨티나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미래를 알렸다. 모드리치는 21살 나이에 자국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A매치 신고식을 아르헨티나전에서 치렀다.
이날 경기는 메시 인생에 잊을 수 없는 한 페이지가 됐다. 선발로 출전한 뒤 0-1로 뒤지던 전반 도중 자신이 존경하는 후안 로만 리켈메의 어시스트를 받아 왼발 대각선 동점포를 터트렸기 때문이다.
이는 메시의 A매치 첫 골이 됐고, 지난 카타르 월드컵 8강전 네덜란드전까지 A매치 95골을 터트리는 출발점이 됐다.
당시 그를 반신반의하던 호세 페케르만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도 메시를 독일 월드컵 23명 엔트리에 집어넣는 결정적인 계기로 이 골을 삼았다.
크로아티아전 모의고사 골 추억을 되살려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 월드컵 데뷔는 물론, 데뷔골 등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런 메시를 뒤에서 쫓아가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모드리치다.
등번호 14번을 단 그는 이날 스리백 한 가운데 서서 A매치 데뷔전을 소화했다.
모드리치는 수비수로 뛰었기 때문에 오른쪽 날개로 나선 메시와 곧잘 일대일 대결도 펼쳤다.
모드리치 역시 독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들어 일본전 교체투입으로 월드컵에 데뷔했다.
그 때만 해도 전도유망한 선수들에 불과했던 메시와 모드리치가 16년 전 운명적 만남을 발판 삼아 지금은 세계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한 것이다.
메시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고의 선수에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모드리치는 4년 뒤 골든볼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둘 모두 조국이 결승전에서 각각 독일과 프랑스에 패한 터라 웃을 수 없었다.
그리고 둘에게 다시 없는 기회가 찾아왔다.
나란히 주장 완장을 차며 카타르 월드컵 결승 티켓을 놓고 조국의 운명을 책임지는 상황에 놓였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06년 아르헨티나-크로아티아 중계면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