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서 또 한 번 금빛 물살에 도전하는 황선우(19·강원도청)가 라이벌 루마니아의 다비드 포포비치(18)와 양보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황선우는 13일부터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황선우는 2연패를 겨냥하고 있다.
1993년부터 시작된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처럼 50m 롱코스가 아닌 25m 단거리 수영장에서 기량을 겨룬다.
롱코스와 비교해 턴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완성도를 실전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한국 선수로는 박태환이 2006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에서 200m, 400m, 1500m 3관왕에 오른 뒤 금맥이 한동안 끊겼지만 지난해 황선우의 혜성 같은 등장으로 15년 만에 우승자를 배출했다.
황선우의 최근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지난 10월 전국체전에서 200m 결승(롱코스)에 출전해 1분44초67로 패드를 찍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해당 종목 롱코스 한국기록 1분44초47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 앞서 최종 리허설을 순조롭게 마쳤다.
다만 단거리 최강 포포비치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조금 더 분발이 필요하다. 포포비치는 지난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롱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100m, 200m를 석권하면서 세계 수영의 새 강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포포비치는 49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 200m 우승을 독차지한 것은 물론 200m의 경우 황선우가 가지고 있던 세계주니어기록(1분44초62)을 깨고 1분44초40의 새 역사를 썼다.
이어 8월 로마 유럽선수권에서는 자유형 100m에서 46초86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브라질 세자르 시엘류가 전신수영복 시절인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세계기록 46초91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같은 대회 자유형 200m에서도 1분42초97로 개인 최고기록을 다시 쓰고 이 종목 세계기록 1분42초00에 다가섰다.
'수영 황제'로 불렸던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37) 이후 최고의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부족함이 없는 선수다.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황선우 입장에서 포포비치는 선의의 경쟁자인 동시에 반드시 넘어서야 할 큰 산이다.
특히 황선우의 주 종목인 200m에서 조금 더 경쟁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황선우도 지난 9일 호주 출국에 앞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던 축구대표팀처럼 투혼을 발휘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각오로 언급하면서 선전을 다짐했다.
다만 황선우가 쇼트코스에선 아직 포포비치보다 최고기록이 빨라 이번 대회에서도 둘이 팽팽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황선우는 쇼트코스 자유형 200m에서 1분41초60을 기록한 반면, 포포비치 최고 기록은 지난해 카잔 쇼트코스 유럽선수권에서 기록한 1분42초12다.
독일 수영 전문 매체 '스윔스포츠뉴스'도 이를 아는 듯 "포포비치는 주로 롱트랙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가 25m 수영장에서 경쟁자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포포비치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뒤를 이어 200m 자유형 은메달을 따낸 황선우, 도쿄올림픽 챔피언 영국의 톰 딘을 만날 예정"이라며 세 사람의 라이벌 구도를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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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