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을 카타르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대회 기간 화제가 됐던 노트 필기의 비밀을 밝혔다.
모리야스 감독은 12일 방송된 일본 '후지TV'의 아침 정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경기 때마다 수첩에 무엇을 썼는지 궁금하다'는 서포터즈의 질문을 받았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에 "매일 새로 알게 된 부분, 회의에서 공유한 내용, 경기 중 일어나는 일 등 세 가지 사항을 적었다"며 "몇 분에 슛이 나왔는지 수비가 좋았다든지 등을 하프타임에 전달할 수 있도록 썼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전차군단 독일, 무적함대 스페인, 북중미의 다크호스 코스타리카와 함께 E조에 편성됐다. 이번 대회 최고의 '죽음의 조'로 꼽혀 일본의 16강 진출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모리야스 감독은 일본 특유의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하는 패싱 플레이를 과감하게 버리고 빠른 역습으로 승부를 거는 실리 전술로 돌풍을 일으켰다.
독일과의 첫 경기부터 2-1 역전승을 일궈내며 일본은 물론 월드컵 역사에 오랫동안 기억될 자이언트 킬링을 연출했다. 코스타리카에 0-1로 일격을 당했지만 스페인에게 또 한 번 2-1 역전 드라마를 써내면서 E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 만난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일본 축구 역사상 첫 8강 진출은 불발됐지만 모리야스 감독의 지도력은 큰 찬사를 받았다. 재계약 가능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TV 중계 화면에 잡힌 모리야스 감독의 모습도 화제가 됐다. 부지런히 무언가를 적은 뒤 선수 교체, 전술 지시 이후 경기 양상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 한국 축구팬들도 '데스노트'를 적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일본에 불가능은 없다'고 노트에 적었다"며 '국가를 부를 때는 일본인으로서 기쁨을 느낀다'는 썼던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대표팀 감독 연임 여부에 대해서는 "나를 고용해 주는 분들의 의지에 근거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조금 더 (대표팀 감독을) 하고 싶다. 스스로 부족한 것을 메워 힘을 보태겠다"고 답했다.
사진=AP/로이터/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